[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멕시코에게 졌다. 어쩌면 '당연한 패배'였는데, 수비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5일 새벽(한국시간) 오스트리아의 비너 노이슈타트 스타디온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서 2-3으로 패했다.

경기 내용 면에서 한국은 많이 밀렸다. 골키퍼로 나선 구성윤은 3골이나 내줬지만 오히려 여러 차례 슈퍼세이브로 칭찬을 받아야 할 정도였다. 그만큼 한국은 수세에 몰렸고, 멕시코의 결정력이 높았다면 더 큰 점수 차로 패했을 것이다.

한국은 전반 손흥민의 돌파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와 황의조의 마무리로 멋진 선제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21분부터 약 4분 사이 내리 3골을 허용하며 역전을 당했다. 경기 막판 이강인의 코너킥이 권경원의 골로 연결돼 한 골 차로 패한 것이 다행이었다.

한국의 실점 상황은 비슷했다. 수비들의 호흡이 맞지 않아 우리 진영에서 패스가 차단돼 역습을 허용하고, 대인 마크도 제대로 안되는 패턴이 반복되며 연속 3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예견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오스트리아 원정 2연전에 나선 한국대표팀은 해외파와 국내파를 망라하긴 했지만 '완전체'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선수 구성이었다. 특히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김영권(감바 오사카) 등 그동안 대표팀 수비의 중심을 이뤘던 두 선수의 공백은 너무나 커 보였다. 김민재와 김영권은 코로나19 우려와 경기 일정 때문에 소속팀에서 대표 차출을 거부했다.

게다가 김진수(알 나스르)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이용(전북)과 홍철(울산)은 부상을 당해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오스트리아에서 대표팀이 소집된 후에도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준, 김문환(이상 부산), 조현우(울산), 황인범(루빈카잔), 나상호(성남) 등 6명의 선수가 무더기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대표팀에서 격리 조치됐다. 

수비수 김문환, 넘버1 골키퍼 조현우가 멕시코전에 나서지 못하게 돼 대표팀은 수비진을 꾸리기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벤투 감독은 김태환(울산)-권경원(상주)-원두재(울산)-이주용(전북)을 선발 포백으로 기용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로 수비진을 꾸리다 보니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은 수비 시에 거의 센터백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우려했던 대로 한국 수비는 멕시코 선수들의 개인기와 돌파에 쩔쩔 맸다. 빌드업이 제대로 안되다 보니 그 과정에서 패스가 끊기며 쉽게 역습을 허용했다. 수비가 불안하자 손흥민까지 우리 진영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팀은 25명의 선수가 오스트리아에 왔지만 19명만 출전이 가능하다. 멕시코전에서 드러난 수비 문제를 오는 17일 열리는 카타르전에서 해결할 방법도 마땅찮은 난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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