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대유행을 하는 가운데 오스트리아의 상황도 악화됐다. 오스트리아는 코로나19 급속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 봉쇄령까지 내렸다.

현 시점에서 오스트리아의 코로나19 상황에 더욱 주목하는 것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벤투호가 오스트리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대표팀에서 선수 6명과 스태프 1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을지 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1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3주간 봉쇄령을 발효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오스트리아 국민은 건강·업무상의 사유 등을 제외하고는 외출이 제한된다. 또한 비필수 업소는 폐쇄되고 각급 학교는 등교 없이 원격 수업을 실시한다.

인구 900만 명 남짓한 오스트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하루만 7063명, 사망자 수는 85명에 이르렀다. 누적 확진자가 19만8291명으로 병상이 턱없이 부족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필, 이렇게 오스트리아에서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릴 때에 대표팀의 오스트리아 원정 A매치 2연전 일정이 잡혔다.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 번도 A매치를 치르지 못한 대표팀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고심 끝에 의욕적으로 유럽 원정 평가전을 기획했고, 장소 확정을 한 9월초 당시 그나마 상대적으로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괜찮았던 오스트리아를 원정지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15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멕시코와, 17일 오후 10시 카타르와 두 차례 A매치를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이 오스트리아에 입성한 후 현지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졌다. 멕시코전을 앞두고 실시한 선수단 1차 코로나19 검사에서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준(부산), 조현우(울산), 황인범(루빈 카잔)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재검사에서 김문환(부산)과 나상호(성남)가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선수 25명이 소집됐던 대표팀은 이들 6명이 빠져 19명의 엔트리로만 이날 오전 멕시코전을 치러 2-3으로 역전패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선제골을 터뜨려 앞서가던 한국은 후반 수비 불안으로 3골을 내리 내주고 역전패했다. 경기 막판 이강인의 코너킥이 권경원의 골로 연결됐지만 한 골 차 패배를 당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벤투호가 멕시코에게 패한 경기 결과나, 주축 수비수들이 빠져 드러난 수비에서의 허점 등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오스트리아에서의 대표팀 상황은 온전히 경기력에만 집중할 수 없어 보인다. 선수단에 추가로 감염자가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황의조 등 유럽 무대에서 한창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선수들이 무사히 A매치를 마치고 건강하게 소속팀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봉쇄령까지 내려진 가운데 17일 카타르전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지도 불투명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오스트리아 원정을 준비하면서 그 무엇보다 방역 등 선수단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그럼에도 현지 사정 악화로 방역에 구멍이 뚫렸고, 국가대표 선수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벤투호에 닥친 경기 외적인 최대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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