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마지노선' 또 최후통첩 날린 민주당...공수처법 개정 가능성 열어둬
대선 위해 공수처 출범 필요한 이낙연, 협치와 딜레마에 쉽지 않은 선택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18일이 마지노선”이라고 못을 박으면서 사실상 이낙연 대표의 선택만 남았다.

민주당은 이미 공수처 출범 법정시한을 넘긴 만큼 11월 안에 공수처장 후보 2명을 추린 뒤 올해 안으로 공수처를 출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오는 18일에는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공수처장 후보군을 2명으로 좁히겠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대표는 17일 관훈토론회에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께서 민주당에 압도적 다수 의석을 주시면서 그만큼의 책임도 맡겨 주셨다. 민생 입법과 미래 입법도 마무리 할 것”이라면서 공수처 출범을 이번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그는 전날에도 "혹시라도 야당이 시간 끌기에 나선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이달 안에 처장을 임명하고 공수처가 출범해야 한다"면서 18일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후보군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추천위가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현실적으로 법 개정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차기 대권을 바라보는 이 대표 입장에서 공수처 연내 출범은 당내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 

문재인 정부 초대이자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낸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오며 친문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를 감안한 듯 이 대표는 공수처법, 경제 3법 등 여권의 숙원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친문 진영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짧은 당대표 임기 동안 문재인 정부의 큰 과제 중 하나인 공수처 출범을 이뤄낼 경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차기 대권주자 경쟁에서 한발 더 앞서나갈 수 있다.

당 관계자는 “공수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숙원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아쉬움”이라면서 “대권을 위해서는 친문의 지지층이 필수인데, 공수처 처리 여부에 따라 이 대표의 입지도 크게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월 14일 과천정부청사에 위치한 공수처 입주청사를 방문하여 둘러보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이 대표로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기도 하다. 대표 취임 당시 ‘협치’를 내건 상황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무시하면서까지 강행하기에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야당의 극심한 반발도 예상된다. 경제 3법 등 여야가 일정 부분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개혁법안에 대한 논의도 전면 중단될 수 있다. 그동안 ‘여야 협치’를 누구보다 강조해 온 이 대표로선 정국 경색과 일방 독주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백혜련 의원은 “끝까지 협조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 오히려 이 부분을 법적으로 종결시키는 것이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국회가 법을 어기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한시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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