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증시 상승으로 증시 대기자금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빚투’의 위험성도 다시금 제기된다. 2030세대를 비롯해 아직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에서 감행되는 무리한 투자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도 함께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정체 상태였던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연말 증시가 다시 한 번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짐에 따라 주식계좌에 예치된 돈도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
|
|
▲ 사진=연합뉴스 |
국내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전일 대비 2680억원 증가한 63조 1078억원으로 집계됐다. 즉,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놓은 돈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9월 4일에 63조 2581억원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두 달 남짓 만에 다시금 ‘역대 최대치 경신’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이달 들어서만 10조원이 늘어난 투자자예탁금은 불과 보름 만에 18% 넘게 급증한 모습이다. 올해 초 30조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2배가 넘게 늘어났다. 올해 들어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한 가지 문제는 빚을 내서까지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는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잔고 상황이다. 신용융자잔고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매수자금을 빌린 금액을 지칭한다.
지난 17일을 기준으로 잔고는 17조 2441억원까지 불었다. 지난달 중순 17조 2425억원대를 기록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9월 18조원에 육박하며 역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의 증시 상승세는 주로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미국 대선 상황엔 여전히 변수가 존재하지만, 누가 대통령으로 확정되든 미국의 대규모 부양정책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보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모습이다.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기대감 역시 주가 부양에 한몫을 하고 있다.
외인들은 국내 시장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우량주들을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최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10만원선 직전까지 올라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최근에 시장으로 유입된 젊은 투자자들이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는 등 지나치게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할 경우 고스란히 시장 전체의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