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통합, 2년 후에나 고려할 일…구성원 위한 좋은 방안 찾겠다"
국유화 가능성엔 "산은, 조원태 회장 경영 견제 및 감시 역할 할 뿐"
우 사장, 마일리지 통합에 "현 시점선 확답 못해"
   
▲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질의응답하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미국 항공사들은 슬롯 점유율이 90%, 런던 히스로 공항에 대한 브리티시 에어웨이즈의 점유율은 50%인데 반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국제공항 점유율은 40%에 불과하고 이는 화물기를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독점이라고 할 수 없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에서 "창립 51년 된 대한항공은 단 한차례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행한 적 없다"며 "코로나로 위중한 지금도 단 한 명도 쳐내지 않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가장 먼저 인수 실사 기간과 범위에 대해 우 사장은 "곧바로 진행할 예정이며, 실사 조직을 구성했다"며 "회계부터 실무까지 우선 서류 실사를 실시하고 필요하면 현장 실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인수 실사단장이 누구냐는 질문에 우 사장은 "여러 인사를 고려 중이나 아직 외부에 공표할 단계는 아닌 상황"이라면서도 "한국산업은행·아시아나항공과 협의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최근 KCGI는 한진칼이 산업은행에 대해 제3자 유상증자 배정안을 의결하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사장은 "2주일 내로 결론이 날 것이고, 법원이 합리적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적절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구조조정 없는 합리적 통합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완료돼도 이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것은 근로자들도 이해하리라 생각한다"며 "노조와 상시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자회사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약상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었다"고 못박았다.

코로나19가 안정될 때의 경영은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우 사장은 "인력 구조조정은 앞서 말했듯 없을 것이기 때문에 취항지 추가·기재 규모 재조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급 규모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나항공 통합까지는 시일이 한참 많이 남아있다"며 "자회사들 또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브랜드 변경 사항에 대해 우 사장은 "기업결합신고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이뤄진 다음에 있을 일"이라며 "IT와 항공안전훈련 체계와 조직 통합 등 할 일이 많아 2년 뒤에나 고려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그 시간에 우리는 항공산업과 직원들을 위해 어떤 방안이 좋을지 계획을 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해 꽤 오랜 기간 숙고했다는 첨언도 따랐다.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경영 상태가 어려웠다"며 "항공 산업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데 국가적 차원에서 고민해보자는 산은 고위 간부의 제안에 부응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솥밥을 먹게 된다면 이득을 보게 될 것이란 건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다 안다"며 "항공기와 승무원 운용 효율성 제고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통합 대한항공이 탄생하면 상상도 못할 정도로 지원·영업·운송·정비 등 조직 역량이 강화될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노선 계획은 코로나 회복에 따른 플롯 재조정이 필요하고, 완전 통합 이전에는 독자적인 경영을 이어 나간다"고 설파했다.

정부 당국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제의에 따라 결정한 것이냐는 질문에 우 사장은 "여러 회사들이 입찰에 참여해 한발 물러섰을 뿐"이라며 "지금은 업황이 모두 어려운 가운데 별도 생존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 하에 추진하게 됐다"는 답변을 내놨다.

통합 과정에서 큰 비용이 들 것이라는 지적에 우 사장은 "다행히도 아시아나항공과 당사는 여객 시스템 '아마데우스'와 화물 시스템 IBS를 사용하고 있다"며 "할 일은 많겠지만 순조롭게 흘러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법률 비용이나 IT 관련 비용만 들게 될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산은이 한진칼 지분 11%를 확보해 국유화 가능성까지 언급되다는 지적에 대해 우 사장은 "이동걸 산은 회장은 경영에 개입하지 않고 일상적인 경영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위시한 이사회에 맡긴다"며 "산은은 사외이사 수 명이 자리를 차지해 지배구조상 견제와 감시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마일리지 통합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우 사장은 "비율 계산은 합병이 이뤄져야 나올 사안"이라며 "양 사 회원들이 상당히 민감히 반응할 문제여서 상당히 신중하게 결정할것이고, 지금 시점에선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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