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전체 임원진 절반이상 '임기만료'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 한 해 기록적인 실적 성과를 낸 가운데 임원진에 대한 연말인사 시즌이 다가왔다. 실적만 놓고 보면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만큼 대부분의 임원들이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겠지만,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이 인사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디.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에 연말을 맞아 임원 인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의 시선이 주목되는 것은 역시 주요 증권사들의 임원인사 결과다. 올해의 경우 몇몇 최고경영자(CEO)들을 포함해 도합 500명에 육박하는 전체 임원진 중에서 절반 이상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우선 실적 상황을 보면 올해의 경우 증권사들은 유례없이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키움증권은 작년 3분기 대비 무려 314.4%와 295.1% 급증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밖에 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도 분기 최대 실적을 냈고,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증권도 역대 3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최대 실적을 공시했다. 

다른 변수가 없었다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를 완벽하게 씻어낸 올해 호실적이 다수 임원진에 대한 연임으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라임사태와 옵티머스 사태가 증권사들에 대한 책임론으로 불거지면서 임원 인사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CEO를 기준으로 하면 올 연말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 등 3명의 증권사 CEO가 임기를 마친다. 이 중에서 박정림 대표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인해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3년간 금융사 임원 선임제한)'을 받아 연임이 불투명해졌다. 향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심의 등에서 징계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KB금융으로서는 연임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 대표의 경우도 현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로 기관투자자인 에이치엘비와 3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치르고 있지만, KB증권과는 달리 이 건이 김경규 대표의 연임에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의 경우 일반투자자가 아닌 기관투자자에 판매했다는 점에서 다른 사례와 차별된다”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펀드 상품과도 별개의 상품이라 김 대표의 인사와는 무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한편 CEO 이외에도 수백 명의 증권사 임원들이 마찬가지로 연말에 임기를 마치게 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총 98명, 한국투자증권 38명,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각각 35명의 임기만료 임원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미 각 회사에선 임원인사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을 법한 시점”이라면서 “전반적인 실적이 워낙 성공적이었던 만큼 다수의 임원들이 연임하겠지만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업무 분야의 경우 인사에 일부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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