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레전드였던 박한이(41)가 '불명예 은퇴'로 반성의 시간을 보낸 후 지도자로 현장 복귀한다. 코치로 다시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삼성 구단 측은 23일 "박한이에게 코치 제의를 했고, 입단이 확정됐다. 올해 안에 선수단과 인사할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한이의 팀 합류 일정이나 코치로서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한이는 음주 운전 적발로 허망하게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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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성 라이온즈 |
박한이는 지난해 5월 27일 오전 자녀를 차에 태워 등교시키고 귀가하던 길에 접촉사고가 났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 측정을 했는데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전날 밤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숙취 운전'을 했던 것.
이 일로 선수 생활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고 있던 박한이는 곧바로 "책임지고 은퇴하겠다"며 은퇴 결정을 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영구 결번(33번)'도 유력했던 박한이는 이렇게 불명예스럽게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1년 6개월이 지나는 동안 박한이는 반성의 시간과 함께 꾸준히 봉사 활동을 하고, 라오스로 건너가 야구 재능 기부도 했다.
성실하게 야구선수의 길을 걸어온 박한이가 한순간의 실수로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던 삼성 구단은 고심 끝에 박한이에게 코치로 다시 현장으로 복귀해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박한이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구단에서 기회를 주셨다. 1년 6개월 동안 많이 반성했다"며 "아직도 팬과 구단에 죄송한 마음이 크다. 야구장에서 죄송한 마음을 전할 기회가 생겨 다행이다"라고 코치로 삼성에 복귀하는 심정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박한이는 2001년 삼성에 입단해 삼성 유니폼만 입고 뛴 대표적인 '원클럽맨'이다. 삼성의 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02, 2004, 2005, 2011, 2012, 2013, 2014년)을 모두 함께 했고, 16시즌(2001∼20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치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렸다.
두 차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을 때 큰 욕심 내지 않고 삼성과 계약했고, 2018시즌 후 세번째 FA 자격 요건을 갖췄을 때는 삼성에서의 명예로운 은퇴를 위해 FA 권리행사도 포기하고 재계약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한이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 통산 2127경기에 출전, 타율 2할9푼4리 2174안타 146홈런 906타점 1211득점 149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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