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NC 다이노스가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정규시즌 우승에 이은 통합 우승으로 'V1'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NC는 24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패권을 차지했다.

NC에게는 모든 것이 완벽한 2020시즌이었다. 정규시즌에서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나가 줄곧 1위를 지킨 끝에 83승 6무 55패로 유일하게 6할대 승률(0.601)을 올리며 우승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두산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 통산 7번째 우승을 노렸던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또한 4년 전인 2016시즌 NC가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당시 만나 4전 전패로 우승을 내줬던 팀이 두산이었다.

NC는 가을야구 DNA로 중무장한 두산을 맞아, 경험 부족을 실력으로 극복하며 멋진 설욕전을 펼친 끝에 우승의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

   
▲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NC 선수들이 '집행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2013년 1군리그에 제9 구단으로 뛰어든 막내급 NC가 8번째 시즌 만에 KBO리그 정상의 팀으로 도약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김경문 초대 감독이 팀의 기반을 잘 닦아 일찍 신흥 강팀으로 만들어놓았고, 이동욱 감독은 초보 사령탑임에도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차분한 지도력을 발휘해 팀을 탄탄한 정상의 팀으로 이끌었다.

투타 모두 신구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잘 뽑아온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 보태져 NC는 우승팀으로 손색없는 면모를 갖췄다.

그리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NC 우승의 원동력, 포수 양의지 영입이었다.

NC는 불과 2년 전인 2018시즌 성적이 최하위로 떨어졌다.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NC가 2018시즌 후 영입한 선수가 FA 시장에 나온 두산 안방마님이자 국가대표 주전 포수 양의지였다. 

NC가 양의지에게 투자한 돈이 4년 125억원이었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를 거쳐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4년 150억원)에 이어 역대 FA 두번째 최고액을 받고 양의지는 NC로 이적했다. 양의지에게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힌 것은 김택진 NC구단주의 결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양의지가 온 후 NC는 확 달라졌다. 2018년 꼴찌였던 NC는 지난해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올해는 통합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공수 모두에서 NC의 전력 상승에 으뜸공신이 된 선수가 양의지라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다.

   
▲ NC 우승 확정 순간 환호하는 양의지-원종현(위), 선수단의 헹가래를 받은 김택진 NC 구단주. /사진=더팩트 제공


자사 광고에 직접 출연하며 '택진이형'이라는 친근한 별칭을 얻은 김택진 구단주와 양의지의 만남. 이 시너지 효과가 NC의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택진이형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6차전 모두 경기가 열린 고척스카이돔에 개근을 했다. 지갑만 열어주고, 프로야구단에는 대체로 무관심하다가, 한국시리즈 우승이 결정나는 경기에나 구장에 모습을 나타내는 여느 구단주들과는 달랐다.

구단주보다는 NC 팬의 입장에서 열심히 응원을 하고 야구를 즐기는 '택진이형'의 모습을 한국시리즈 내내 볼 수 있었다. NC 선수들은 구단주의 '압박' 대신 '응원'을 받으며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고, 우승을 일궈냈다.

NC 우승 확정 후 선수들은 리니지 게임의 '집행검' 세리머니를 했다. 양의지가 선수 대표로 집행검을 뽑아 들어올렸다. 양의지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준 택진이형에게 보내는 최고의 'V1'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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