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적발규모 2869억원으로 지난해 비해 11.2% 증가  

#OO병원 사무장 A모씨는 실질적으로 병원을 소유·운영하고 있다. 물론 비의료인인 사무장의 의료기관 개설은 의료법 제33조2항에 의해 불법행위다. A씨는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의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입원을 묵과하거나 방조하고 허위서류를 발급해 주는 수법을 동원했다. 이로인해 환자들이 약 1억7000만원의 입원보험금을 편취하는데 도움을 줬으며 병원은 건강보험금을 편취했다. A씨는 허위진단서 발급을 미끼로 보험금을 쉽게 받을 수 있게 해준다고 환자들을 유치해 병원을 운영했다.
 
#B모씨 등 일가족 3명은 염좌, 추간판탈출증 등 통원치료가 가능한 경미한 질병으로 병원을 옮겨 다니며 2040일을 장기·반복 입원하는 수법으로 총 5억7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B씨는 총 15개 보험회사에 약 100여건의 보험을 가입하면서 일반적 보험가입과 동떨어진 비상식적 보험가입 행태를 보였다.
 
#학교동창, 선후배 등 20명이 사전 공모해 차선변경 차량과 골목길 진행 차량을 대상으로 손목치기, 칼치기 수법으로 32회의 고의사고를 낸 후 합의금, 수리비 등의 명목으로 11개 보험사로부터 800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 칼치기는 옆차선 차량이 차선 변경 때 고의로 속력을 높여 진행차량을 충돌하는 것을 말한다. 손목치기는 인적이 드문 골목길이나 이면도로에서 걸어가다 서행하는 차량의 사이드미러에 고의로 팔이나 신체 일부를 접촉한다.  보험금 편취규모 확대를 위해 다수인을 탑승시키는 한편, 범행은폐를 위해 사고 전 차량 블랙박스 전원을 끄는 등 치밀한 범행 수법을 보였다.
 
   
▲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보험회사에 허위로 교통사고 신고를 하고 병원에 입원해 합의금과 치료비 명목 등으로 보험금 수천만원을 챙긴 A(29)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1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4월21일 밝혔다./뉴시스
보험 사기 수법이 나날이 다양해지고 잔혹해지고 있다. 생계형, 개인형 보험사기에서 조직형, 대형화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보험업계에도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러한 보험 사기들로 인한 피해는 다른 선량한 일반 계약자들에게 돌아간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2579억원보다 11.2% 증가한 2869억원이었다.
 
최근에는 허위·과다입원 등 일명 나이롱환자를 통한 보험사기가 다수 발생하는 지역의 문제 병·의원 등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이 보험사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경제적인 수익을 얻기 위함이 크다고 분석되고 있다.  보험의 특성상 적은 보험료를 내고 큰 보험금을 얻을 수 있다는 요인도 있다.
 
더욱 보험사기는 부당하게 지급된 보험금으로 인해 대다수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심각한 사회범죄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다보니 보험 사기가 늘어나는 것 같다""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서도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범죄전담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검찰, 경찰, 금감원, ·생보협회 등이 참여한 보험범죄전담대책반을 검찰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당초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였으나 올해말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보험범죄전담대책반이 아직 더 필요하다는 일부 의견도 있어 연장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생보협회에서는 보험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단기간 집중가입자, 소득·직업대비 과다가입자 등을 중심으로 심사를 하는 보험계약정보통합시스템(KLICS)을 갖추고 있다.
 
또한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보험업계에서는 회사내에 보험사기조사전담 특별조사팀(SIU:Special Investigation Unit)을 구성하기도 했다.
 
삼성화재 보험조사파트(SIU)의 경우 지난 1996년 업계 최초 도입됐다. 현재 50여명 가량이 근무중으로 직원과 전직 경찰이나 검찰 수사관, 교통사고 조사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현장에 나가 조사하거나 상품 개발 단계에서도 보험사기가 발생할 만한 허점이 있는지 살펴보는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상당하다. 일례로 덤프트럭이 적재함을 들어 올리다가 중량이 많이 나가 차량이 들리면서 부상한 사고가 있었다. 사고 내용상 보험처리가 가능하지만 사고 형태나 시간, 과거 사고 경력 등으로 비보험 사고로 판단됐다. 이에 삼성화재 보험조사파트 전담자가 사고조사 결과 차량 승차 중 본인 실수로 실족하여 부상한 사고를 차량 운행중에 발생한 사고로 허위 신고한 것을 적발해낸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험사기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들은 일반 고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사들의 주 수익원은 이자율차익, 사업비차익, 위험률차익 등이 있다. 이들 중 위험률차익의 악화를 야기해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위험률차익은 실제 사망률과 예정 사망률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의미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1인당 1만원의 보험료를 내던 것이 손해율 증가 등으로 인해 보험금이 상승되고 1인당 2만원을 내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며 "선의의 계약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보험사기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