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마이크 타이슨(54)이 15년 만에 링에 복귀해 같은 50대가 된 로이 존스 주니어(51)와 한판 대결을 벌였으나 실망감만 안겼다.
 
타이슨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존스 주니어와 레전드 매치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타이슨이 '핵주먹' 한 방을 꽂아넣기 위해 쫓아다니고, 존스 주니어가 '핵주먹'을 맞지 않기 위해 피해 다니는 양상의 경기가 2분씩 8라운드 내내 펼쳐졌다.

타이슨은 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천만 달러라는 거액의 대전료를 받았지만 대부분의 복싱팬들이 아직도 기억하는 그의 화끈한 현역 시절과 너무 비교돼 실망스러웠다.

   
▲ 사진=마이크 타이슨 SNS


타이슨은 그 누구보다도 임팩트 있는 선수 생활을 보냈다. 1986년 20세의 나이에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며 최연소 세계 챔피언 기록을 세웠다. 통산 50승(2무6패) 가운데 44차례나 KO승을 거둘 정도로 가공할 핵주먹의 위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1997년 에반더 홀리필드와 헤비급 타이틀 리턴 매치를 치르면서 상대 귀를 물어뜯어 '핵이빨'이라는 불명예 별명을 얻기도 했다.

존스 주니어의 경력 역시 화려함 그 자체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아마 시절부터 강자로 이름을 알렸고 이후 미들급, 슈퍼미들급, 라이트헤비급, 헤비급 등 4체급을 석권하며 레전드 중의 레전드가 됐다.

경기 전부터 두 레전드는 이번 일전을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과시했고, 서로 승리를 장담했다.

하지만 50대 나이에,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10온스보다 더 무겁고 두툼한 12온스짜리 글러브를 낀 둘은 기대했던 펀치 대결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이슨이 다소 무뎌지긴 했지만 한 방을 노리고 묵직한 펀치를 여러 번 날렸으나, 존스 주니어는 치고 빠지기로 일관했다. 그러다 보니 타이슨은 펀치를 휘두르느라, 존스 주니어는 피해 다니느라 일찍 체력이 떨어졌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서로 끌어안으며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지루한 경기가 이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타이슨은 "우리는 다시 한 번 싸워야 한다"며 재대결을 희망했으나, 한계를 보여준 복귀전으로 인해 다시 흥행이 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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