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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 본사 전경./사진=국민은행 |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관리 기업에 투자를 통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가상자산의 범위가 가상화폐에서 게임 아이템에서 예술 작품·부동산 수익증권·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으로 확대되면서 이와 관련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가상화폐 등 디지털 자산을 수탁·관리하는 기업인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 KODA는 국민은행과 블록체인 기업 해치랩스,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다.
장기적으로 유무형의 자산들이 디지털화되면 이들 자산의 안전한 보관, 거래와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금융 수요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으로 KODA를 디지털자산 시장의 은행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해외에서는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지난 7월 은행들에게 가상자산 수탁서비스를 허용했다. 최근 동남아시아 최대은행인 DBS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는 등 은행들의 참여가 시작됐다.
국내에서도 내년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과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앞두고 있다. 한국은행도 CBDC 도입을 검토하는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국내 은행들도 이와 관련된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했다. 한국은행 CBDC의 발행·유통, 충전·결제, 환전·정산 등 예상 시나리오 모델을 구축해 주요 기능을 검증하고, 시중은행과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후 자금 흐름에 의해 발생되는 금융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농협은행도 기존에 해왔던 수탁 업무의 자산 범위를 디지털 자산까지 확장하기 위해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기술업체 헥슬란트와 손잡고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와 블록체인 업무협약을 맺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과 비대면 문화가 사회 전반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이 같은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만 은행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