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빅히트 신규상장(IPO) 이후 열기가 다소 식을 것으로 예상됐던 연말 IPO 시장 흥행이 재점화 되는 양상이다. 테슬라 관련기업으로 알려진 명신산업은 최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코스피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밖에도 연말까지 무려 17개사가 공모청약을 준비 중이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내내 업계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IPO 시장이 다시 한 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15일 코스피에 상장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공모 열기에 비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은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재점화된 열기의 중심에는 명신산업이 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명신산업은 최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196대 1을 기록하며 유가증권시장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즉, 빅히트보다 경쟁률이 높았다는 의미다. 공모가도 희망밴드를 12%나 초과해 유가증권 수요예측 사상 최고 괴리율(9%) 기록도 갈아치웠다.

다소 생소한 이름인 명신산업의 상장이 이렇게 큰 관심을 받는 데에는 ‘테슬라’라는 키워드가 있다. 경량화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명신산업은 친환경차와 전기차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고, 실제로 2019년 주요 고객사 매출 비중을 보면 현대차, 기아차, 글로벌 전기차업체 등의 목록이 눈에 띈다.

이 ‘글로벌 전기차업체’에 테슬라가 포함됐다는 기대감 때문에 명신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 구체적인 매출 비중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명신산업 측은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대외비’라며 언급을 아끼는 모습이다. 

구체적인 현황이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심지어 최근엔 ‘명신산업 관련주’마저 주가가 뛰고 있다. 명신산업 주식 44%를 보유한 엠에스오토텍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이날까지 하면 9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명신산업 상장의 흥행이 내년으로까지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일반청약자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증권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함으로써 개인투자자 청약 배정물량을 현행 20%에서 30% 수준으로 늘린 점, 일정 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에게 공모주를 보다 균등하게 배정한 점도 IPO 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에도 ‘대어급’ 기업들이 신규상장 단계에서부터 큰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생산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상반기 상장을 준비 중이다. 게임회사 크래프톤, LG화학에서 분사하는 LG에너지솔루션, 금융업계 최대어로 손꼽히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이 내년에 차례차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공모주 개편안 영향으로 내년 IPO 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배정물량이 확대되는 점도 긍정적이지만 신주 배정방식에 ‘균등배정방식’이 추가되는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