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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연합뉴스 |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위에서 ‘인위적’으로 인력을 조정하는 구조조정은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몇 해 전부터 희망퇴직이 정례화된 후 억대의 퇴직금을 받아 제2의 인생을 계획하려는 은행원들의 자발적인 희망퇴직 신청이 최근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은행권에 ‘희망퇴직’이 예고된 가운데 떠밀려 나가듯 짐을 쌌던 예전과 달리 최근엔 자발적인 신청이 늘어 희망퇴직을 대하는 임직원들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은행들이 거액의 퇴직금에 더해 자녀 학자금과 재취업·취업 지원금까지 얹어주면서 퇴직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직원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고도 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시중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희망퇴직을 받았다. 지난 26일부터 30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대상은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이다. 은행은 퇴직자에게 지난해 지급했던 특별퇴직금(월 평균임금의 최대 28개월치)보다 11개월치 더 많은 최대 39개월치를 지급한다.
SC제일은행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받는다. 대상은 상무보 이하 전 직급 중 만 10년 이상 근무한 만 55세(1965년 이전 출생) 이상 직원이다. SC제일은행은 최대 38개월치 임금에 자녀 학자금 2000만원을 지급한다.
하나은행은 이르면 이달 ‘준(準)정년·임금피크 특별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준(準)정년 특별퇴직 대상은 만 40세 이상, 근속기간 15년 이상 직원이며, 임금피크 퇴직 대상은 임금피크에 들어서는 직원 중 신청자에 한해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준정년 특별퇴직자에 24개월치에 달하는 평균임금에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을 지급했다. 또 임금피크 퇴직자에게는 25개월치 평균임금에 자녀 학자금, 건강검진 등을 지원했다. 올해 퇴직금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올해 희망퇴직과 관련된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달 또는 내년 초에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해 각각 400여명, 250명이 짐을 쌌다. 국민은행은 퇴직금으로 최대 39개월치 임금에 자녀 학자금과 재취업 지원 금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으며, 신한은행은 최대 36개월치의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10년전만 해도 강압적인 구조조정 분위기가 짙었으나, 최근엔 인생 이모작을 계획하는 직원들이 늘어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분위기”라며 “특별퇴직금이 상향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