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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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베스트셀링모델 스포티지를 생산하고 있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생산라인. /사진=기아차 |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지난 1일부터 다시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고, 한국지엠은 어렵게 도출한 잠정 합의안이 부결되며 임단협이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올해 임단협 진통으로 3만2000대 수준의 생산 손실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 손실로는 8000억원 규모다.
노조는 지난 8월 사측과 임금단체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통해 △기본급 월 12만원 인상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현재 60세에서 65세로 정년연장 △전기차·수소차 핵심 부품 기아차 공장 생산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쟁대위 소식에서 "사측은 2020년 임단협 교섭을 시작부터 일관되게 '해볼테면 해보라' 식의 파업을 유도하며 교섭에 나왔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지난달 16일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인 기본급 동결과 △성과격려금 100%+120만원 △재래상품권 20만원 △우리사주(무파업시) 등을 제시했다. 파업 시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의 입장에서 보면 회사가 꾸준히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동결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지난달에도 국내 완성차 브랜드 대부분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기아차는 전년대비 상승한 판매량을 보이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에 노조는 꾸준히 임금인상과 복지개선에 목소리 높이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는 이런 노조의 요구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큰 투자를 대비해서다.
기아차는 현재 사명변경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어야 될 시기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이한 자동차 산업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또 차급의 변경과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한 차량의 출시 등 많은 R&D분야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미래모빌리티솔루션 제공기업으로 전환되기 위한 작업에서 새로운 인력배치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서로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대립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이런 회사사정과 현실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눈앞의 이익에만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주변에 자신들로 인해 볼 수많은 협력업체들의 피해를 무기삼아 회사측을 압박하는 도구로 활용하며 질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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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 부평공장 입구 홍보관. /사진=미디어펜 |
한국지엠의 경우 더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경영정상화라는 큰 목표를 세우고 움직여왔던 회사 측과 달리 노조는 기존의 복지회복과 임금인상을 위해 강경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노조집행부가 어렵에 도출해낸 임단협의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며 입장이 난처해졌다. 김성갑 지부장이 조합원들에게 성명을 통해 찬성을 호소했지만 이런 그의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성갑 지부장은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2019년도 3000억 원 적자, 코로나19 창궐, 임단협 교섭주기 2년 제시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았다"라며 "(합의안이) 조합원의 기대치와 차이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와 현장의 누적된 피로 등을 감안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명한 판단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며 조합원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이같은 그의 호소가 부결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며 조합원들의 신뢰를 잃었음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회사 측에서 많은 부분을 양보한 만큼 더 이상 양질의 조건을 제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다른 잠정 합의안 마련부터 난항이 예상되고 있고 신뢰를 잃은 노조집행부에 대한 반감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향 트레일블레이저 물량을 생산해야 되고 제너럴모터스(GM)의 신뢰회복에 집중해야 된다.
이미 수많은 파업과 생산차질로 투자철회와 철수가 거론된 상황에서 일자리 보존을 위해서 빠른 신뢰회복과 경영정상화가 우선돼야한다. 하지만 이런 작업들이 차질은 빚고 있다. 이에 중요했던 2020년이고 임단협 역시 같은 이유에서 빠른 타결이 요구됐다.
하지만 파업을 무기로 회사에 압박을 가했고 이런 피해는 회사를 넘어 협력사에까지 전가되며 수많은 질타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차동차 산업이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혼돈의 시기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뼈를 깎는 생존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의 자동차 노조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파업을 무기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이런 행보가 공생관계에 있는 협력사들에게 피해를 입혀서는 안된다"며 "파업중단과 조속한 임단협 마무리로 생태계 보존을 위해 협력해야 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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