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고 효과 뿐 아니라 일반 채권보다 투자자 모으기 유용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카드업계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이 확대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힘들어진 내수 소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장기적 관점으로 기업 이미지를 챙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가 발행한 ESG채권 규모는 모두 약 1조6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40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카드업계에선 이미지 제고 효과 등을 누리기 위해 '착한 투자'를 지속하는 분위기다. 

우선 하나카드는 지난달 27일 2000억원 ESG채권을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3년 만기로 700억원, 4년 만기로 700억원, 4년 6개월 만기로 600억원을 조달했다.

3년 만기 ESG채권엔 연 1.331% 금리가 적용됐다. 4년 만기 채권은 연 1.507%, 4년 6개월 만기는 1.656% 금리로 발행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 용처는 ESG 분야, 즉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분야로 제한된다. 하나카드는 ESG채권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중소 가맹점 금융 지원 등의 자금 활용계획을 제시했다.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카드 매출대금 지급기한을 단축해 가맹점주의 원할한 자금융통이 가능하도록 조달자금을 활용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중소상공인 가맹점 금융 지원, 스타트업 기업 지원 프로젝트,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관련 프로젝트, 친환경 차량 금융 등에 조달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롯데카드도 1500억원 규모의 소셜 본드를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결제대금 조기 지급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이 주관해 공모 방식으로 발행되는 이번 채권은 총 1500억원 규모로, 각각 3년 3개월 만기 600억원, 4년 만기 200억원, 5년 만기 700억원이다.

롯데카드는 "이번 발행을 시작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과 동반 성장을 통해 상생의 가치를 창출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5월 3년 만기 500억원과 5년 만기 500억원 등 1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이어 미화 4억달러 규모의 외화 ESG 채권을 발행해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6월 ESG 채권을 발행했다. 3년 1개월 만기 채권 600억원과 4년 만기 채권 400억원 등 1000억원 규모였고, 발행 금리는 3년 1개월물의 경우 연 1.492%, 4년물은 연 1.615%로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아울러 지난 10월엔 ESG 채권 1500억원을 추가 발행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긍정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 더욱 많은 카드사들이 ESG채권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SG채권 발행을 통해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일반 채권보다 투자자를 모으기 유용하다는 장점도 있어 당분간 ESG채권 발행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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