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시장 안정화에 힘썼지만 내성이 생긴 시장에서는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국민 10명 중 7명은 내년 상반기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관련 설문조사가 시작된 이래 13년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내년 상반기 전세값 상승을 점치는 이들도 10명 중 8명에 달해 매매값과 전세값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 9일부터 23일까지 15일간 전국 1439명을 대상으로 '2021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매 응답의 69%, 전세 응답의 77%가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 조사에서 매매 응답의 49%, 전세 응답의 63%가 주택가격 상승을 점친 것과 비교하면 상승 비중이 크게 증가했으며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래 가장 높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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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미디어펜 |
반면 하락 전망은 전체 응답자의 5~7%(매매 응답 7.51%, 전세 응답 5.42%)에 머물렀다. 정부가 그동안 다양한 규제 정책을 발표했지만 예상과 달리 주택가격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면서 소비자 답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이 상승하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가격 상승(45.52%)'을 지목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서울과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 인천 지역들이 시세 상승을 주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어 △서울 도심의 공급부족 심화(27.69%) △덜 오른 지역에 대한 풍선효과(16.14%) △2021년 상반기 국내 경기 회복 전망(4.38%)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3.59%) 순이었다.
집값 하락을 예상한 응답자 중 가장 많은 비중(26.85%)이 '거시경제 침체 가능성'을 이유로 꼽았다. 올해 코로나19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부동산 같은 실물경기 침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른 하락 요인으로는 △세금 부담으로 인한 매도물량 증가(25.00%) △가격 부담에 따른 거래 부족(21.30%) △임대사업자 및 다주택자 매물 증가(10.19%) △대출 규제로 매수세 약화(8.33%) △사전청약 및 공공주택 공급 기대(7.41%) 순이었다.
내년 상반기 전세가격이 오른다는 응답자 중 31.09%는 임대차3법 일부(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시행에 따른 영향 때문이라고 점쳤다. 올해 7월말 시행된 새 임대차법 영향으로 전월세 시장이 재계약 위주로 재편되며 전세물건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임대인의 월세선호로 전세물건 공급부족(24.82%)' 응답도 높았다. 사상 최저금리 장기화와 보유세 강화 이슈로 인해 임대인의 월세전환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진 탓이다.
그 외에 △서울 등 인기지역 입주물량 부족(19.18%)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 증가(17.20%) △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거주 증가(5.56%) 등이 언급됐다.
반면 전세가격 하락을 예상한 응답자들은 '높은 전세가로 인한 임차보증금 반환 리스크(33.33%)'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최근 전세가격이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뛰어넘는 사례들이 간혹 나타나면서 전세보증보험사가 집주인을 대신해 보증금을 반환한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
이어 △정부의 전월세시장 안정대책 발표 영향(28.21%)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 매물 증가(23.08%) △기존주택 매매전환으로 전세수요 감소(15.38%) 등을 전세가격 하락 이유로 선택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전세가격 상승폭이 매매가격 변동률을 뛰어넘으며 매매가격까지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조기에 전세가격 불안흐름이 진정된다면 매매시장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조기 진정이 어려워질 경우 전세시장에 떠밀려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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