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찍어내기에 문 대통령 충청 지지율 폭락
이회창, 반기문 못 다 이룬 꿈..."고향사람 윤석열"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한 가운데, 충청권에서 가장 낙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충청 사람인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대한 지역의 반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대전·세종·충청 지지율은 30.5%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14.9%나 하락한 결과다. 

야당 지지세가 강한 부산·울산·경남은 10.4%p 하락한 31%, 대구·경북은 6.3%p 하락한 23.8%를 기록했다. 충청권 지지율은 권역별 지지율에서는 TK와 강원(27.1%)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충청권 지지율도 직전 조사 대비 13.2%p나 급락하면서 22.5%를 기록했다. 이는 민주당의 전국 지지율 28.9%보다 6.4%p 낮은 수치다. 또한 TK 18.9%, PK 22.2%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지지율이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충청권의 급격한 민심이반 현상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찍어내기’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총장은 서울 연희동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인 윤기중 전 연세대 통계학과 교수가 충남 공주 출신이다. 즉, 충청권에서는 윤 총장을 ‘충청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이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3강 구도’를 만들어내면서 충청 ‘대망론’에 불이 붙고 있다. 김종필·이회창·반기문·안희정이 못 다 이룬 충청권 대통령의 탄생을 윤 총장이 이뤄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충청권의 한 전직 의원은 4일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충청지역은 전통적으로 모든 전국구 선거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담당했지만, 아직까지 대통령을 배출한 적은 없다”면서 “윤 총장이 급부상하면서 ‘이번엔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대권에 도전했을 때 충청권에서는 나름 기대가 컸지만, 결국 친문 세력의 음해로 중도 낙마했다”면서 “이번 윤 총장 찍어내기가 반 전 사무총장과 겹치면서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는 윤 총장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충청권 의원들은 윤 총장의 대권 출마에 적극적이다. 일부 충청권 의원들은 최근 당 소속 현역의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윤 총장의 야당 대선주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취지의 메시지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지난 2일 ‘윤 총장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반헌법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일차적으로 윤 총장 본인 의지에 달린 문제이면서,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는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 4월 10일에도 ‘고향사람 윤석열, 제가 지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윤 총장은 자랑스러운 공주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윤 총장의 충청권 대망론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는 점도 충청권을 흔드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살아있는 권력에 저항해 얻는 대중적 지지를 동력으로 대권에 도전했다. 하지만 결국 병풍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대권에서 낙마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회창 전 총재는 충청권에서 누구보다 대권에 다가섰던 사람이지만, 결국 낙마했다. 그 이유는 모두 다 알고 있지 않냐”면서 “이 전 총재 이후 아직 충청권의 맹주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윤 총장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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