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해외경제 포커스' 발간
   
▲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세계교역량 감소는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번 성장 위축이 극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교역량의 위축정도는 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향후 세계교역은 서비스 교역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상품교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교역량의 위축정도는 교역탄성치(경제성장률 대비 교역증가율)로 평가 시 2.5배 내외로 금융위기 당시(104.0)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이번 경제위기가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상품교역은 팬데믹 초기에 금융위기 수준으로 위축됐으나 이후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금융위기 당시 상품교역이 10개월 연속 감소한 뒤 완만하게 개선된 반면 이번에는 3개월 위축되다가 빠르게 개선됐다.

이는 선진국의 상품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무역금융도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으로 크게 제약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난지원금 지급과 비대면 소비 활성화 등을 통해 상품소비가 빠르게 개선됐다.

또한 주요국의 신속한 정책대응,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지 등으로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신용경색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적었다.

반면 서비스교역은 금융위기 때보다 큰 폭으로 위축되고 회복속도도 매우 완만한 모습이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전체 서비스교역 금액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해외여행은 거의 중단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운송, 가공·유지보수, 전문경영서비스 등도 금융위기 못지않게 감소한 상태다.

세계 각국이 방역차원에서 자체규제를 도입하면서 해외여행이 중단된 가운데 기업의 글로벌 영업활동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향후 세계교역은 바이든 신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줄어든 가운데 중국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소식 등으로 기업투자 심리 회복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은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이후에도 자유로운 국가간 이동이 이뤄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각국 중심의 글로벌밸류체인(GVC) 개편과 중국의 내수중심 성장 전략 전환이 가속화되는 점은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