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사외이사 전원 사임, 새로운 사외이사 선출로 인적 지배구조 개선 노력해야

풍랑을 만났던 윤종규호가 순항을 예고했다. KB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로  주춤했던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리더십이 재평가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윤종규 KB금융회장 겸 은행장은 취임식 이후 국민은행 본점을 방문하고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KB금융
15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이날 윤종규 회장 겸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두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이에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내년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외이사들이 구성되면 그 때 각자의 임기와 상관없이 모두 사임키로 의견을 모았다.

국민은행 사외이사 전원은 "안정 속 빠른 변화라는 큰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금융당국이 새로운 지배구조 규범을 실현하는데 진력키로 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간 금융당국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에 제동을 걸었다.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없이는 LIG손보 인수 승인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의 사임을 비롯해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사퇴했음에도 아직 지배구조 개선의 미흡한 점을 꼽았다.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논란을 통해 비춰진 회장-행장간 파워게임, CEO와 이사회의 보이지 않는 벽에 KB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했다. 금융당국이나 금융권에서는 KB의 지배구조 문제에서 불거졌다는데 동의했다.

특히, 전 KB금융회장과 국민은행장의 사퇴와 KB금융 사외이사의 잇따른 사퇴에도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외이사 등 그간 KB 지배구조의 문제를 일으켰던 인사들이 물러났다 하더라도 지배구조 개선은 시스템에서 비롯된다"며 "내부적으로 임직원이 지켜야할 기준과 어떤 기준 설정하고 준수하는지 감독방법, 재발방지 등 내부통제 부분과 경영 지배구조, 이사회 등 지배구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 것" 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KB금융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선 모범규준에 맞춰 지배구조 퍼즐을 맞춰나가느냐에 따라 LIG손보 인수로 부터 시작해 비은행권 수익 창출이라는 비전을 목표로 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윤종규 KB금융 회장에게는 커다란 고민이 있었다. 최근 벌어진 KB금융 내외에 불거진 일련의 사건·사고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통해 등을 돌렸던 고객신뢰를 되찾는 노력이 첫번째 과제였다. 또한 투 채널(주택은행, 국민은행)로 인해 홍해처럼 갈라진 직원들의 '혼연일체'도 선행과제였다.

더욱, 내부 통제와 관리를 위해서는 KB사태의 책임론이 부상했던 사외이사들의 퇴진이 최우선 과제였다. 자신을 선택해준 이사회를 향한 칼춤을 춰야 했다. 그래야만 지배구조의 인적 개선이 정리되는 모양새였다. 이 과정에서 그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필요했다.  물론 금융당국의 압박에 KB그룹 내 이사회가 백기를 든 모양새지만 윤 회장의 조용한 리더십도 십분 발휘됐다.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출해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새술은 새부대에'라는 요구가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그간 KB가 보여준 관치금융을 청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적 구성을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 과제를 통해 윤 회장 리더십이 평가받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을 얼마나 매끄럽게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윤종규 회장 체재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KB의 사외이사들의 퇴진은 윤 회장에겐 기회다. 금융권에서 관치금융의 중심으로 오해받았던 KB금융이 관치를 벗어던지고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서는 성공 DNA를 심고 지배구조의 새판을 짜야 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출해 주주이익을 대변하는 지배구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그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을 견제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견고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