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진정성 있는 사과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
하태경 "사과를 막는 것은 당의 혁신을 막는 것이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반발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사과에서 한발 물러난 가운데, 당내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지지선언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차기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과거의 잘못을 사과해야 한다면서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년 동안 우리당은 진정성 있는 사과도, 몸을 던져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 사과드리고 용서를 구한다"며 "다시는 권력이 권한을 남용하고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 의해 헌법가치와 민주주의가 유린되고 있다"면서 "부패로 폭주하는 정권을 보며 분노하면서도 국민들은 우리 당이 헌법가치와 법치주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먼저 묻고 있다. 이제는 답을 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의 강을 건너 정권교체로 나아가자"며 "한국의 보수는 정녕 정권교체를 원하는가. 진정 집권의지가 있다면 이제 탄핵을 넘어서자"라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4년 전 탄핵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모두 괴로운 선택을 했었다. 4년이 지나고서도 서로의 양심과 소신을 비난하면 싸움과 분열은 끝이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화해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우리는 탄핵에 책임이 있는 정당이다. 사죄와 반성이 늦었다"며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에 의해 판단 받은 잘못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문재인 정권과 다른 우리의 모습이어야 한다"며 "보수는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국민을 절망에 빠뜨리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최악의 정권을 탄생시킨 가장 큰 잘못에 대하여도 함께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중진의원들의 지지선언도 이어졌다.

3선의 하태경 의원은 전날 "김종인 대표 사과를 막는 것은 당의 혁신을 막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허물을 성찰해야 국민의 신뢰 얻는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김종인 대표의 뜻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4선 박진 의원도 "과거에 대한 반성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길"이라며 "잘못에 대한 반성은 보수의 참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와 혁신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사무처도 거들고 나섰다. 사무처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 당의 지난 과오에 대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계획에 국민의힘 사무처노동조합은 깊은 감사와 지지를 표한다"며 "사과드릴 대상은 국민이다. 국민의 일꾼으로 사소한 잘못일지라도 국민들께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은 지극히 당연하며 이는 계파와 개인의 신념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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