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 계층엔 접근성 한계 지적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권에 디지털 혁신금융이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더욱 확산되면서 시중은행 영업점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시중은행은 디지털 기기를 통한 입금‧송금 단순업무 뿐 아니라 창구에서 가능했던 업무 등도 화상상담 등을 통해 고객이 직접 처리 가능한 수준까지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 신한은행 서울 서소문 지점에 오픈한 ‘디지택트 브랜치’에서 고객이 화상상담을 하는 모습./사진=신한은행 제공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영업점 업무를 디지털로 전환한 디지로그 브랜치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대면 영업을 담당할 ‘디지털영업부’를 가동중인 신한은행은 화상 상담시스템을 도입해 화상 상담 창구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택트 브랜치’를 서소문 지점에 오픈했다.

미래형 혁신 점포 모델로 꼽히는 디지택트 브랜치는 화상 상담 부스 내에 대형 스크린과 손바닥 정맥 인식 장치, 신분증‧인감 스캐너 등이 설치돼 있어 화상상담을 통해 대면 영업점과 같은 업무를 고객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서울 돈암동 지점에 디지털 요소를 강화한 ‘디지털셀프점플러스’를 운영중이다. 자동 개폐 바이오인증 모듈이 장착된 뉴디지털 현금 자동인출기(ATM)는 사용자의 이용 패턴 분석과 심리적 측면까지 연구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ATM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서울 교대연 인근에 첫 무인점포인 ‘디지털셀프점’을 오픈했다. 영업점 창구에서 가능했던 업무를 신분증 스캔, 손바닥 정맥 바이오인증, 화상상담 등을 통해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3월 서울 강남역 지점에 디지털존과 상담존으로 구성된 디지털금융점포를 열었다. 디지털존에선 스마트키오스크를 통해 예금, 외환 등의 업무가 가능하며, 예금담보대출 신규 가입 및 연장 등도 처리할 수 있다. 상담존에는 전담직원을 배치해 금융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약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대기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했다.

은행입장에선 비용 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고, 단순 업무를 디지털화 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가 익숙하지 못한 고령층 등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용절감 차원에서 은행의 점포 폐쇄 확대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월 “최근 코로나19 영향 및 순이자마진 하락 등 비용절감 노력으로 점포 폐쇄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점포 폐쇄로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초래되지 않도록 은행권이 공동으로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