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제일모직의 몸값이 연일 상승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한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다양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데 큰 점수를 얻고 있다.

16일 유진투자증권은 제일모직의 목표주가 12만5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 최고 목표주가인 10만원보다 높다.

유진투자증권의 제일모직 목표주가는 2015년 실적이 아닌 2020년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2020년 기준 사업가치 9조1000억원에다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보유지분 가치 10조5000억원, 부동산 가치 3조3000억원을 합산한 뒤 순차입금을 차감하고 할인율 8%에 현재가치를 구해 산출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사업부문이 경기에 영향을 적게 받는 소비업종이고 삼성그룹의 기반을 바탕으로 중국, 베트남이라는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바이오산업이라는 확실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를 자신 있게 제시한 곳은 하이투자증권, KTB투자증권, LIG투자증권 단 3곳에 불과했다. 대형 증권사는 아예 입을 다물었다. 삼성SDS의 상장이후 주가 추락을 겪으면서 목표주가를 내놓는데 증권사들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제일모직 상장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이 앞 다퉈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16일 교보증권도 제일모직에 대해 목표주가 9만5000원을 제시했다. 백광제 연구원은 “다양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있지만 상장 후에도 그룹 내 오너 3세 일가의 지분이 가장 많고, 지배구조 최상단에서 제일모직 중심의 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며 “지분 승계 과정의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제일모직의 목표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가가 5만3000원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됐다는 것이다. 목표주가 7만원을 제시한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이슈는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봐야한다”며 “다만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고 제일모직이 자사주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삼성SDS와 같은 주가 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