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뿌리뽑겠다고 나섰지만 내집마련 욕구까지 꺾지 못하고 있다. 전세난이 악화됨에 따라 지친 세입자들이 주택 구매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가 3개월 만에 다시 기준선(100) 위를 넘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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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미디어펜 |
14일 KB국민은행 부동산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94.5) 대비 5.9포인트(p) 올라 100.4를 기록했다. 8월 마지막 주(101.5) 이후 3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뛰어 넘은 것이다.
매수우위지수는 KB가 서울 지역 협력 부동산중개업체 9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다.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KB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점차 늘고 매도 문의가 다시 주춤하면서 매수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6·17, 7·10 대책 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 여파로 지난 9월 첫 주(96.2) 기준선 아래로 내려온 뒤, 줄곧 하락해 지난달 첫 주 80.3까지 주저 앉았다. 하지만 둘째 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4주 연속 상승(80.3→81.1→90.2→94.5→100.4)하며 기준선을 돌파했다.
지역별로는 강북(14개구)지역 매수심리가 강남(11개구)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강북은 전주(92.6) 대비 9.5p 올라 102.1까지 상승했고, 강남은 96.2에서 2.7p 늘어 98.9를 나타냈다.
매수심리 회복은 거래량에서도 드러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서 집계가 마무리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370건으로, 9월(3769건)보다 15.9%(601건) 늘며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집계 중반인 11월 거래량은 12월4일 기준 2846건으로 이미 10월 거래량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전세난 해법으로 내놓은 전세대책이 빌라·다세대 등 선호가 낮은 공공임대에 국한되고, 대책 이후에도 전셋값이 계속 오르자 불안감을 느낀 무주택자들이 매수전환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근본죽인 안정대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내집마련을 원하는 시장 수요를 모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굳이 자기 집을 꼭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으로도 충분히 좋은 주택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주거 사다리를 잘 만들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한계를 넘어 과감하게 재정적으로 많은 투입을 하고 평형도 다양하게 만들고, (임대주택에 대한) 발상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시기”라고 했다. 추가 예산을 들여 중형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전세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공급 한계를 드러내면서 무주택자들의 불안감이 더 커졌고, 내집마련 욕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인데, 임대주택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들 적지 않은 만큼, 공공임대가 늘어나도 시장 안정화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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