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송승환이 녹록지 않았던 인생길을 끈기와 열정으로 이겨내며 인생 3막을 시작했다.

14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배우, 공연 제작자와 연출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송승환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1965년 아역 성우로 데뷔한 송승환은 드라마와 영화, 공연에 출연할 뿐 아니라 MC, 라디오 DJ, 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 열정을 쏟으며 종횡무진 활약해왔다.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때 돌연 미국으로 떠난 그는 브로드웨이 공연들을 보며 영감을 받아 '난타'를 제작,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최고의 공연 제작자 반열에 올랐다. 이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의 총감독을 맡아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으며 또 한 번의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이후 송승환에게 청천벽력 같은 시련이 찾아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시력 저하로 실명 위기에 놓인 것.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늘 보던 휴대전화 메시지가 글자를 크게 해도 안 보이니까... 앞에 있는 사람 얼굴이 점점 안갯속으로 들어가니까"라며 당황스러웠던 심경을 고백했다. 다행히도 실명을 걱정하던 그에게 긍정적인 소식이 찾아왔다.

"(시력이) 나빠지는 게 멈췄어요. 병원에 가서 '이제 진행이 멈춘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그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감사합니다'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내가 파란 하늘을 다시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거. 이제 더는 (시력이) 나빠지지 않고 멈췄다는 거. 안타까워할 것 없어요. 안 보이면 안 보이는 대로… 지금 오늘 이거 인터뷰하는데 제가 눈 나빠서 불편한 거 있으십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여기 라이트 있는 거, 카메라 하나 있고, 여기 또 하나 있고, 저기 있는 거, 대충 알고 뭐… 이왕에 닥친 일이라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게 좋은 거죠."


   
▲ 사진=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마이웨이' 제작진이 "그 낙천성은 어디서 왔냐"고 묻자 송승환은 "사실 전 어려서부터 집안도 여러 번 망해봤고 어려운 일을 많이 겪었다. 그때부터 경험으로 얻은 결론일 것이다"라고 답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쯤 되나… 박원숙 선배가 좀 어려웠을 때에요. 빚 때문에. 박원숙 선배는 나보다 더 긍정적이거든요. 근데 같이 밥을 먹다가 '승환아, 너도 요즘 힘들다며' 그러시면서. '나는 내 인생이 여기가 바닥인 줄 알았어. 근데 아니더라' 그래서 내가 '왜요?' 이랬더니 '지하 3층이 또 있더라' 그러면서 웃었어요, 둘이. 그러니까 뭐, 그렇게 웃을 수 있는 게 좋잖아요. 그래야 이걸 극복해나갈 수 있죠."

시련 앞에 무릎 꿇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것을 택한 송승환은 지난달 9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그의 공연 소식에 많은 동료와 지인들이 반가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특히 통 큰 선물과 함께 그의 어머니(?)가 깜짝 방문해 눈길을 끌었는데, 어머니는 다름 아닌 '연기 장인' 김영옥. 2015년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를 통해 송승환과 모자(母子) 호흡을 맞춘 김영옥은 "특별히 더 아린 손가락이 있다고... 송승환이 (아린 손가락) 이래 가지고, 더 관심을 못 보여서 (미안하고) 그렇다. 더 박수 보낼 거야"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밖에도 음반 프로듀싱을 맡았던 가수 강수지와 드라마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배우 양희경, 김미숙, 길해연 그리고 그의 열정과 능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대배우 이순재, 5년간 '난타'의 배우로 출연한 '천만 배우' 류승룡까지 송승환의 절친한 지인들에게 듣는 응원의 메시지가 공개돼 훈훈함을 안겼다.

'마이웨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진솔하고도 담백하게 전달하는 신개념 인물 다큐 프로그램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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