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일 해양과학기술원 부장, 삼성그룹 수요사장단회의서 '위기관리' 진단

대한항공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 삼성 사장단에도 영향을 끼친 모양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17일 오전 대한항공의 '땅콩회상' 사건과 관련해 위기관리 방안에 대해 적극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에서는 윤호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기후변화연구부 부장의 '극한의 위기관리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남극 고환경 탐사대 리더로 활동하며 세종기지에서 근무한 윤호일 부장은 “극한의 상황이 닥쳤을 때 진정한 리더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며 “대한항공의 경우 사태가 터졌을 때 모든 것을 벗고 내려갔어야 하는데 완장 5개 중 2개라도 지키려고 찔끔찔금 대응하다 오히려 사태를 키웠다”고 했다.

윤호일 부장은 또 “세월호 선장도 마찬가지”라며 “구명복을 입혀서 밖으로 나오도록 했어야 하는데 선장은 안에 있게 했다. 기본 원칙을 안 지키고 기본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극에서는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면 내 부하들의 생명이 날아간다”며 “기업에서는 매출이 약간 감소하다보니 오너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임원들이 민감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윤호일 부장은 다만 삼성의 경우 위기상황에서 비교적 잘 대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의 경우 최근 계열사 매각 등 다운사이징을 통해 위기에 빨리 대응하고 있다”며 “위기의식을 최악으로 가정하고 전략회의를 여는 점 등 빨리 내려가고 있는 것이 삼성의 긍정적인 면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완전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윤호일 부장은 삼성 경영진들이 위기상황에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남극 등 극한 환경에서 전략회의를 열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