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가 경영 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최근 3차레 연속 감사의견을 거절당한데 이어 경영난으로 600억원대의 대출원리금까지 연체되며 투자유치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외시장 판로개척에 힘쓰고 있고 이를 통해 판매실적이 계선되고 있다. 또 내년 친환경차 신차와 함께 유럽시장 판매망 확대 등이 맞물려 시너기 효과도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아직 비관적으로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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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차 제공 |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대출 원리금 599억9984만원, 이자 6178만원 등 총 600억6161만원의 대출 원리금을 연체했다고 밝혔다. 이는 쌍용차 자기자본(7492억원)의 8.02%에 해당하는 규모다.
쌍용차는 이날 기준 △JP모건에 원금 약 200억원, 이자 2035만원 △BMP파리바에 원금 100억원, 이자 1090만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 원금 약 300억원, 이자 3052만원 등을 상환해야 한다.
쌍용차 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계속적으로 일부 상환, 일부 유예를 진행해왔는데 경영상이 더욱 악화돼 상환 자금이 부족해 대출 원리금을 연체하게 됐다"며 "지난 9월부터 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해지고 있어 해당 대출기관과 만기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상황은 갈수록 악화일로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지분율을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인데다,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세 차례 연속 감사의견을 거절당하기도 했다.
삼정회계법인은 분기보고서에서 "3090억원의 영업손실과 3048억원의 분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357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쌍용차가 경영난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까지 어려워 지면서 새로운 투자자 찾기가 더욱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 체리차가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미국자동차 유통사 HAAH오토모티브와 지리자동차·BYD 등 중국 업체들이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 측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인수를 상당부분 추진했지만, 인도중앙은행이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 매각을 불허하면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으로 선회한 바 있다.
다만 아직 너무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내년에 쌍용차의 전기차가 출시를 앞두고 있고 다양한 미래차에 대한 원천 기술 확보를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중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해당하는 전기차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대가 큰 상황이다.
새롭게 등장한 신차 올 뉴 렉스턴과 티볼리 에어 등과 함께 쌍용차의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쌍용차의 전기차는 영국 법인의 판매망 확대와 맞물려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도 있게 됐다.
미쓰비시가 유럽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쌍용차 영국 총판이 "미쓰비시 딜러망을 활용, 쌍용차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쌍용차 해외 판매에 추가적인 '긍정 신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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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의 미래를 책임질 자사 최초의 전기차 프로젝트명 'E100'의 티저이미지가 공개됐다. /사진=쌍용차 제공 |
16일(현지시간) 영국 바사돈오토그룹(BAG)는 성명을 통해 "최근 몇 주 사이 미쓰비시 영국 딜러 10여 곳과 긍정적으로 협의해 왔고, 더 많은 딜러와 판매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달 쌍용차 오픈데이 행사를 통해 쌍용차의 제품전략을 공유하고 경영진이 질문에 대답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BAG는 쌍용차 영국총판의 모회사로 지브롤터에 본사를 두고 있다. 1920년대부터 유럽 자동차 유통업체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쌍용차 영국총판의 짐 티렐 회장은 "쌍용차의 글로벌 제품 전략은 매우 흥미진진하다"며 "무쏘 픽업(렉스턴 스포츠)이 최근 권위지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새로운 렉스턴이 내년 3월 출시된다. 코란도 전기차 역시 2021년 중반에 영국 출시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철수를 결정한 미쓰비시 SUV는 쌍용차의 제품전략과 유사하다. 미쓰비시 딜러가 쌍용차를 가장 효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쌍용차가 유럽시장의 친환경차시장을 공략해나갈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재 자율주행 기술에 관련해서도 기술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티볼리 자율주행차에 이어 두 번째로 코란도 기반의 자율주행 자동차 레벨3 임시운행 허가를 국토교통부로부터 추가로 취득하고 이달부터 일반 도로 시험주행을 시작하며 안전한 기술력확보를 위해 노력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체로 인한 부적정인 시선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내년에 출시될 전기차와 해외시장판로망 계척에 노력중인 상황을 고려해 보면 충분히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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