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안되겠다 생각하면 용인할 수 없다" 경고
선거 앞두고 당 전체 새로운 활력 불어넣겠다 의지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계기로 본격적인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전에 나섰다. 특히 강력한 인적쇄신을 예고하면서 그의 칼 끝이 어디로 향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도저히 이런 사람들과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 그런 사람들은 당에서 용인할 수 없다”며 고강도 쇄신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5일 대국민 사과에서도 “정당을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쇄신을 통해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과거사를 털어내기 위해 특정인을 솎아내는 차원을 넘어, 새 인물을 수혈해 당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놓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실제 그가 주창한 ‘40대 경제전문가 기수론’이 이를 반영한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국민의힘 제공

김 위원장은 “희망 사항으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같은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야기했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그런 사람이 없다”고 말했지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이재웅 전 쏘카 대표 등 참신하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찾아온 것은 사실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인적쇄신을 거론한 것은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선거전 4연패’로 침체된 당 조직 전반을 재편하지 않고서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극우 보수세력과의 결별 수순을 꾸준히 밟아 왔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7일 전국 당원협의회 138곳 중 35.5%인 49곳에 대한 당협위원장 교체를 비대위에 권고했다. 교체 명단에는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과 함께 지난 총선때 합류한 옛 국민의당계 인사들도 다수 포함됐다.

이양희 당무감사위원장은 “잦은 출마와 동시에 많은 낙선자들이 있는 지역에서는 피로도 느끼고, 당에 이 사람밖에 없냐는 의문을 많이 받는다”고 지적했다. 중도·무당층 표심을 끌어내기 위해 무엇보다 '비호감 인사'를 바꿔야한다는 의미다.

당내에서는 인적쇄신의 칼날이 당의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김 위원장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그간 행보를 살펴보면 인적쇄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사람을 바꾸지 않고는 지난 6개월간의 비대위 활동이 무의미해진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주말 황교안 전 대표가 물러난 서울 종로를 포함해 사고당협 위원장 후보 면접을 마쳤고, 이날 회의를 열고 후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원내 관계자는 “새인물을 수혈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당내 반발까지 고려하면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면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조직을 정비하고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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