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규제 지정 이후 인근 충남 아산으로 수요 몰려
"애먼 실수요자만 피해…실수요자 위한 대책 마련 시급"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최근 급등한 지역뿐만 아니라 예상되는 지역까지 전국 37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자 어김없이 비규제지역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해당 비규제지역에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고 있다.

   
▲ 충남 아산신도시 탕정지구 아산권 미개발 부지./사진=신영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가 지정으로 투기과열지구는 전국 49곳, 조정대상지역은 111곳으로 늘었다. 전국 시군구 226곳의 절반이 규제 지역인 셈이다. 

이에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비규제지역 리스트가 부동산 커뮤니티·SNS 위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경기도 2곳(이천·동두천) △부산 2곳(기장군·중구) △울산 2곳(동·북구) △충북 1곳(충주) △충남 5곳(공주·아산·당진·계룡·서산) △전북 2곳(익산·군산) △전남 2곳(목포·나주) △강원도 2곳(원주·춘천·강릉) △경북 6곳(포항 북구·구미·안동·김천·경주) △경남 6곳(마산 진해·양산·진주·거제·통영·김해) 등이다.

이들 지역 중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으로는 충남 아산과 경남 양산이 꼽힌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와 서북구가 새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브랜드 단지 등 아파트가 밀집한 아산시 배방읍과 탕정면, 양산시 물금읍 등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실제 아파트실거래정보앱 '호갱노노'에 따르면 이 지역들은 17일부터 이틀 연속 아파트실거래정보앱 '호갱노노' 실시간 인기 지역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 20일 기준 아산시 배방읍과 탕정면이 각각 실시간 인기 지역 8, 10위를 기록했다. 

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충남 아산 배방읍 요진와이시티 84㎡는 지난 16일 5억8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는데 대책 직후인 18일 집주인들이 일제히 호가를 높이면서 7억원 선에 가격이 형성됐다. 이틀 만에 1억2000만원 뛴 것이다.

이달 초 3억5000만원 전후로 거래됐던 아산 탕정면 탕정삼성트라팰리스 84㎡도 18일 호가가 5000만~7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고층 물건의 경우 호가가 5억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아산 와이시티 전용 59㎡(13층) 매물은 어제가지 4억3000만원이었던 호가가 4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6억5000만원에 등록됐던 전용 84㎡(21층) 매물도 정부 발표 이후 호가가 5000만원 뛰어 7억원에 나와있다.

부산 인근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으로 묶인 경남 양산의 상황도 비슷하다. 수주 전부터 매매수요가 유입돼 가격은 상승하고 매물은 줄었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경남 양산에서는 '가촌리 양산대방노블랜드8차'에 관심이 쏠린다. 2018년 3월에 입주해 3년차를 맞은 신축 단지다. 물금읍은 양산에서 보기 드문 아파트 밀집 지역이다. 부산지하철 2호선 부산대양산캠퍼스역 주변으로 조성된 주거단지여서 부산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양호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값 상승→규제'로 이어지는 정부의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비교적 규제가 덜한 인근 지역이나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는 지역 중 호재가 있는 곳으로 수요가 몰리고,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집값도 안정세를 못찾고 있어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규제지역 지정과 풍선효과가 반복됨에 따라 애먼 실수요자만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이라며 "규제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집값은 올랐고 내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향후 수요자들의 불만도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작용이 옆동네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를 위한 제도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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