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개시 및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
"회생절차개시 결정 이전 채권단과 합의 최선"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유동성 악화로 채무 압박에 시달리던 쌍용자동차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다만 회생절차개시를 3개월 보류하고, 그 이전 채권단과 합의시 취하하는 내용의 보류결정도 함께 신청해 법정관리를 면할 수 있는 옵션도 마련했다.

쌍용차는 21일 이사회를 통해 회생절차 신청을 결의하고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와 함께 회사재산보전처분 신청서, 포괄적금지명령 신청서 및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ARS 프로그램)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차 제공


회사측은 “지난 15일 경영상황 악화로 약 600억원 규모의 해외금융기관 대출원리금을 연체하면서 해당 금융기관과의 만기연장을 협의해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쌍용차는 ARS 프로그램 신청서도 동시에 접수함으로써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현 유동성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 할 계획임을 밝혔다.

기업회생절차는 부채가 과한 기업에 재기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한 기업이 사업을 계속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부채를 영업익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경우 이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법원은 사업을 계속할 경우의 가치(존속가치)가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청산가치)보다 크다고 인정되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게 된다.

쌍용차는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빌린 1600억여원의 대출금을 갚지 못하며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만기가 도래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대출금을 해결하지 못한 점이 결정타였다.

쌍용차가 산은에서 빌린 돈은 900억원에 달한다. 산은은 애초 7월 6일과 19일 각각 만기였던 대출 700억원과 200억원의 만기를 모두 이날까지 연장해줬지만, 쌍용차는 이번에도 대출을 갚지 못했다.

일각에선 산은이 한 차례 더 만기를 연장해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산은은 외국계 은행의 연체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체 문제를 겪고 있는 회사에 추가로 만기 연장을 해주는 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쌍용차는 이미 외국계 은행에 대출 원리금 약 600억원을 연체한 상태다. 14일을 기준으로 은행별 세부 연체 내용은 △JP모건(JP Morgan) 200억원 △BNP파리바(BNP PARIBAS) 10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 Merrill Lynch) 300억원 등이다.

쌍용차가 우리은행에서 빌린 150억원의 대출금 만기일도 이날 돌아왔지만,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만기를 연장해줄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B국민은행은 8월에 대출금 87억500만원을 상환받고 채권단에서 빠진 바 있다.

쌍용차는 올해 3분기 93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계속기업으로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올해 1~3분기 연속 감사의견을 거절당하기도 했다.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지난달 16일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보고 기간 종료일 현재 영업손실 3089억 원과 분기 순손실 3048억 원이 발생했다"며 "연결 실체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5357억원 초과하고 있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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