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반납 및 복지 전면 중단을 통한 1000억원 규모의 자구안 실천"
"60만 가족 생존 위해 정부 및 채권단 지원 선행 기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측의 회생절차개시 신청 및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신청에 대해 "총고용 보장이 전제된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조합원 및 쌍용차에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60만명의 생존을 위한 정부 지원을 요구하면서 자신들도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조는 23일 성명을 통해 "쌍용차 노조는 총 고용안정이라는 핵심정책엔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회생절차개시 신청과 동시에 보류신청(ARS제도)을 같이 제출한 이유는 매각이 가시화 되지 않는 현실을 타계하기 위한 제도적 선택으로, 총고용을 확보하기 위한 노조 입장에서 제도적 합의를 통해 매각을 조기에 매듭지을 수 있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차 제공


그러나 "노사상생의 가치를 왜곡하는 정리해고가 노동자들에게 감행된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쌍용차의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의식을 보였다. 노조는 "2009년에 이어 11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면서 "사회적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11년 연속 무쟁의로 교섭을 타결했고 올해 5월 4일에는 해고자 전원을 현장에 복귀시키며 대국민 약속도 실천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산별노조 탈퇴 이후 기업별노조로 전환해 상생적 노사문화를 유지하며 쌍용차만의 노사관계를 발전시킨 결과물'이라는 의미도 부여했다.

실제 쌍용차 노조는 지난해부터 임금삭감 및 복지중단 등 자구안에 동의했으며 올해는 4월 임금동결에 합의하며 업계 최초로 노사합의를 이끌어 냈다.

쌍용차는 자구안을 통해 마련한 1000억으로 상품성 개발투자에 집중해 올 뉴 렉스턴 등 고객의 요구에 맞는 차량들을 출시했다.

노조는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대주주 마힌드라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노조는 "쌍용차 전체 노동자의 확고한 의지와 희생정신을 훼손한 마힌드라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매각을 통해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다는 것은 마힌드라가 2,300억원의 직접 투자계획을 철회하면서 제시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회생절차 역시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투자처와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서 발생된 것이며 매각협상이 지연된 원인이기도 하다"면서 "마힌드라가 약속한 쌍용차 정상화의 과정인 매각이 성사될 수 있도록 결자해지 자세로 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업별 노조인 쌍용차 노조는 회사 내 소수 노조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도 선을 그었다. 노조는 "2009년 이후 한국적 노사관계를 과감히 탈피하고자 조합원 총회를 거쳐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를 탈퇴해 기업별노조로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이런 현실을 외면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현재의 쌍용차 상황에 대해서 대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복수노조가 허용된 쌍용차에서 조합원 수가 17명에 불과한 금속노조 의견이 다수의 기업노조 의지보다 우선돼선 안된다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해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5000억원 규모의 지원방안이 마힌드라 및 정부와 채권단 간 논의됐던 점을 언급하며 "코로나19로 마힌드라가 투자를 철회해 방향이 선회됐다고는 하나 매각을 통해 책임이 강제된다면 정부 및 채권단도 쌍용차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회생개시 보류신청 기간 동안 정부와 채권단이 적극 참여해 빠른 시간 안에 이해 당사자 간의 합의가 도출돼 매각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임할 것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쌍용차 근로자들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조는 "쌍용차 협력사는 2009년의 아픔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며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쌍용차와 관련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가족들은 60만명 이상으로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면 고용대란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대응책을 준비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스스로의 책임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노조는 "2009년의 아픔을 종결한 해고자 전원복직이 전개된 2020년에 또 다시 회생절차를 밟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반성하고 자숙한다"면서 "쌍용차 전체 노동자와 협력사 노동자들의 고용이 확보될 수 있는 매각을 매듭짓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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