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통상 연말에는 배당주들이 일시적인 강세를 나타내지만 올해의 경우 기존의 패턴과는 다른 흐름이 나타나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배당주인 은행업권에 대한 규제강화, 해외주식 강세 등을 배당주 부진의 구체적인 이유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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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은행주를 포함해 전통적으로 ‘고배당주’로 꼽히는 종목들의 주가 흐름이 예년에 비해 부진한 모습이다. 한국거래소(KRX) 자료에 따르면 금융지주와 은행 8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의 지난 1개월간 수익률은 –0.80%로 나타났다(지난 24일 기준).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각각 7.85%, 6.34%로 쭉쭉 뻗어갔다.
은행주들의 부진은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더욱 부각된다. 작년 12월 24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KRX 은행 지수’의 한 달 수익률은 4.84%로 올해보다 무려 5배 이상 높았다.
통상 배당주는 연말에 상승 랠리를 시작해 연초까지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패턴이 흔하게 관측된다. 특히 은행주들이 대표적인 고배당주로서 연말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작년의 경우 KRX 은행지수를 포함해 은행주들의 배당 수익률은 평균 4∼6%대로 상장사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올해의 사정이 크게 달라진 데에는 우선 금융당국의 영향이 있다. 당국은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들을 상대로 연말 배당 성향을 20%대로 낮출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은행권 연체 리스크가 상승한 만큼 배당을 줄여 손실에 대비해야 한다는 논지다.
당국의 이 권고는 결국 은행주들에 대한 배당성향을 크게 낮추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배당성향 축소는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만큼 이러한 개입이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명백한 규명이 불가능하다. 설령 배당성향에 영향이 있었더라도 그 폭이 이렇게까지 유의미하게 클 수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분명한 것은 투자자들의 시각에서 은행주를 비롯한 배당주들의 매력이 감소한 것만큼은 분명하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기업들의 배당 재원은 결국 자사 수익인데,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은 회사들이 대부분인 만큼 배당 기대감도 악화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배당주 펀드에서 ‘해외주식’의 인기는 커지고 있다. 캐리어 글로벌(CARRIER GLOBAL CORP·1.94%), 타겟 코퍼레이션(TARGET CORP·1.89%) 등 미국에서 25년 이상 배당을 연속 증액한 종목을 주요 자산으로 삼고 있는 한국투자자산운용의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증권모투자신탁(USD)(주식)’ 등에는 최근 한 달간 각각 530억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투자형태를 불문하고 커지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특히 국내 배당주들에 대한 관심은 해외주식으로 분산된 측면이 분명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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