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말 열리는 한국금융투자협회장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번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출사표를 던진 후보 중 일부는 최종 선거에 나서지도 못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제 3대 회장의 선임을 위해 후보자 공모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모기간은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5일까지다. 후추위는 공모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회원 총회에서 투표를 거쳐 내년 2월4일 공식 취임하게 된다.
현재까지 차기 금투협 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대표,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 총 5명이다.
금투협회장은 증권, 자산운용, 선물 등 160여개 정회원사가 비밀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전체 투표권 중 60%는 정회원사들이 1사1표로 동등하게 행사하고, 나머지 40%는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가중치를 둔다. 이번에 나선 후보가 모두 민간 금융사 출신인데다 회원사 투표 결과에 따라 회장이 결정되는 만큼 다른 금융 유관기관과는 달리 관치논란은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투협회장 선거도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후추위가 선거에 나선 후보 중 일부를 걸러내기 때문이다. 후추위는 이번에도 3명 정도의 최종 회장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추위의 구성에 따라 선거판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선거 때 총 6명의 후보 중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 정의동 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 전상일 동양증권 부회장 등 3명은 후추위에 의해 탈락해 회장 선거전에 나가지도 못했다. 금투협 측은 과반수 투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후보를 추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개월간 유세에 나섰던 후보가 선거에 나서지도 못하고 탈락하는 데다 후추위가 회원사의 투표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은 이번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당시 후추위는 현 박종수 금투협 회장을 비롯해 최경수 현 거래소 이사장 등 금투협 노조가 부적격하다고 지목한 2인을 최종 회장 후보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후추위는 금융투자협회 공익이사 5명 가운데 3명과 외부인사 2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됐다. 현재 금투협의 공익이사는 김화진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김성진 전 자본시장연구원 고문, 김영섭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현승일 전 국민대학교 총장,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 등 5명이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도 공익이사였으나 차기 협회장 선거 출마를 위해 사임한 상태다. 금투협은 공정한 선거 진행을 위해 후추위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