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접촉이 일상화 되면서 콘서트 현장의 함성 소리도 옛말이 됐다. 뜨거운 환호는 금지됐고, 고요한 박수만이 허락되는 시대다. 공연은 취소되고, 소통은 단절됐다. 가요계는 이제 현장이 아닌 온라인으로 시선을 돌린다. 

   
▲ '미스터트롯' 전국 투어 콘서트 포스터. /사진=쇼플레이 제공


◆코로나19 확산세, 공연 줄줄이 무산 

정부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강화하면서 가요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당초 예정됐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고, 관련 행정 지침마저 불분명해 피해는 고스란히 가요계로 넘어왔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취소된 공연은 539건 수준으로, 손해액은 1212억 6600만 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 피해액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스터트롯' 전국 투어 콘서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인해 공연 직전 연기했다가 재개하기를 반복했다. 치열한 티켓팅을 뚫고 예매했던 관객들은 허탈해했고, 제작사는 경제적 손해를 입어야만 했다. 

가수 백지영, 악뮤(AKMU), 신승훈, 태민 등도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해외 콘서트도 예외는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4월 서울을 시작으로 전개하려던 월드투어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세븐틴, 트와이스, NCT 등도 해외로 향하려던 발길을 돌려야 했다.

행사를 통해 얻는 수익이 끊기면서 영세·중소 업체들의 타격은 더욱 크다. 앨범 수입 만으로는 앨범 제작비를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수는 작업이 끊기고, 회사는 자금줄이 끊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 방탄소년단 '방방콘 The Live'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비대면, '뉴 노멀'의 시대

가요계가 찾은 대안은 비대면 공연이다. 그 중에서도 '온택트(Ontact)'는 가장 주목 받는 대안이다. 이는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와 온라인을 결합한 신조어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공연을 의미한다. 

최근 진행된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동방신기·NCT·슈퍼엠 등이 진행한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욘드 라이브', 한국·아세안 아티스트가 만난 '라운드 2020' 등이 대표적이다. '방방콘'의 경우 최고 동시 접속자 75만 명을 기록하며 '온택트'의 힘을 증명했다. 

가요계는 온택트 공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인 데다, 직접 공연이 어려운 전 세계 여러 국가의 팬들과 만날 수 있어 소통이 용이하단 장점이 있다. 증강현실(AR) 등 국내 IT 기술을 접목해 '온택트' 만의 차별화된 공연도 가능하다. 

그런가하면 비대면 원칙 하에 '무관객'은 코로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에 따라 음악방송에선 더 이상 팬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MBC '쇼! 음악중심', KBS 2TV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등 음악프로그램들은 코로나19 창궐 이후부터 무관객 방송 진행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추석, KBS가 나훈아와 손잡고 선보인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도 대표적인 사례다. 나훈아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해 15년 만에 브라운관을 찾았다. 그는 음악인생 첫 무관객 공연임에도 열정적인 공연으로 안방 1열 관객을 사로잡았다. 

연말 음악 시상식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객을 들이지 않고, 시상자와 수상자 등 최소한의 인원으로만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시상식에서는 온라인으로 관객을 초청해 소통의 아쉬움을 달랬다. 

팬미팅, 팬사인회, 쇼케이스 등의 분위기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가수와 팬이 직접 대면해 소통하던 팬미팅은 이제 영상통화로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다. 쇼케이스, 기자간담회 등 공식 행사 역시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포스터. /사진=KBS 제공


◆코로나19 장기화, 해법은 어디에 

가요계의 이같은 노력에도 완벽한 해법을 찾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온택트' 공연으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곤 있지만, 이마저도 부작용이 예견된다. 

업계에서는 중계 송출 수수료로 인한 금전적 손해, 오프라인 공연 대안으로서의 한계 등을 온라인 콘서트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온라인 공연의 경우, 자체 송출망 수수료, 시스템 개발 등에 필요한 인건비, 오프라인보다 큰 온라인 홍보비 등으로 인해 기존 오프라인 공연보다 예산이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또 스트리밍과 온라인 공연 송출 수수료가 기존 오프라인 티켓 요율과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업체 간 논의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티켓 파워가 약한 인디 가수들에겐 적절한 수익 모델이 될 수 없단 점도 문제다. 이는 곧 대중음악 창작 기반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는 온라인 공연의 한계가 명확한 만큼 현장에서 다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공연 지침을 제대로 구축하고, 산업 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장기적 플랜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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