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언제나 설렘으로 찾아오지만 올해는 걱정이 먼저다. 대부분 힘들었던 지난날을 잊고 새로운 다짐과 새 출발의 각오를 다진다.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한해의 소원을 빌 해돋이마저 제대로 볼 수 없는 유난히 불안함 속에 맞이하는 새해다.
지난해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진행형이다. 언제 멈출지조차 모르는 불확실성에 확진자 마저 무더기로 나오면서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에 희망을 걸어보지만 변이 바이러스 유입, 집단감염, 백신 뒷북대처 논란까지 희망보다 우려가 앞선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충격파속에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는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켰다. 거대 여당은 '포용'과 '협치', '화합'을 사치로 여기며 폭주했다. 선택된 권력을 선택적으로 악용했다. 정의와 공정은 그들만의 세계에서 의미가 변색됐다. 조국사태는 선택적 정의의 민낯을 보이며 국민들을 분노와 갈등의 장으로 내몰았다.
코로나 대응에서 보인 선택적 대응도 갈등과 논란으로 이어지며 공권력의 공정성에 흠집을 냈다. 쏟아진 부동산 정책은 전 국민을 정책실험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고집과 불통, 반시장주의가 빚은 참사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희망고문이 됐고 남 탓만으로 일관하는 정책은 분노를 유발했다.
결국 정치적 잇속과 이념으로 이어진 부동산 정책은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시장을 무시한 채 강남 집값잡기라는 무리수를 두다가 전국을 투기장으로 낙인찍는 기막힌 결과를 만들었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고 덩달아 뛰는 전셋값은 서민을 더욱 집 없는 설움으로 내몰았다. 정부가 앞장서서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들어 놓고 세금을 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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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은 신축년(辛丑年)이다. 신축년은 '하얀 소의 해'를 뜻한다고 한다. 상서로운 기운이 풍성하게 일어나는 해이며 흰 소는 예로부터 신성시 되었으며 평화와 여유를 상징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는 힘과 우직함, 참을성 등 긍정적 면이 많지만 반면 황소고집, 우이독경(牛耳讀經)처럼 부정적 면도 있다. 어쩜 오늘의 현실을 부른 것은 고집과 우이독경이 아니었을까. 일단 이두가지부터 버리는 새해가 되길 기대한다. /사진=미디어펜 |
이유불문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낙인찍고 강남의 집 가진 자들을 투기세력으로 몰면서 갈등을 촉발했다. 결과는 최악이다. 정부의 두더지 잡기 식 정택에 주거 불안감이 겹치면서 집값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종부세와 보유세 등 세금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정책의 실패로 정부의 곳간을 늘리고 있는 셈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은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고 '청와대의 청부'로 불릴만큼 무리수를 두면서 '윤석열 찍어내기'에 몰두했다. 법치주의를 깨뜨리려는 반민주적 폭압은 결국 제동이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최악의 국정지지율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정치·사회적 혼란은 코로나의 불안감 못지않은 한 해였다. 한 해의 마지막을 며칠 앞두고 문대통령은 백신 논란과 추미애·윤석열 사태에 대해 "결과적으로 불편과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서 사과했다. 진정성보다는 집권 5년차 심상찮은 지지율 하락에 이은 레임덕의 대비용으로 비친다. '팬덤의 정치'가 불러온 폐해가 한 꺼풀씩 벗겨지는 듯하다.
경제도 난망이다. 반시장·반기업을 고수하는 정책의 변화가 보이지 않아 녹록지 않은 여건과 환경 속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시장경제 원리를 무시하는 포퓰리즘 정책은 성장은커녕 기업과 시장마저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코로나와 저성장의 그늘 속에 청년 실업, 부동산 대란, 분배 악화,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켰다.
경제성장률은 2019년 2% 턱걸이에 그친 데 이어 2020년에는 -1.1%(한국은행 추정치)로 추락했다. 지난해 11월 취업자는 전년보다 27만 3000명 줄었고 현 정부 출범 이후 사회 빈곤층은 55만 명이나 늘었다. 최악의 위기 속에서도 그마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건 기업들이었다.
지난해 3∼4월 세계가 코로나 공포에 질려 속속 문을 걸어 잠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베트남, 유럽의 생산현장으로 달려간 것은 한국의 기업인들이었다. 절대위기 속에서 이들의 리더십과 노력으로 반도체, 가전, 배터리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위기에 한국이 4년 연속 수출 5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온전히 기업인들의 노력이 일궈낸 쾌거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의 발목 잡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기업을 돌며 희망을 얘기하면 "한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 것"이라던 대통령의 공언 뒤에는 항상 족쇄가 따라왔다. 기업규제 3법, 노동조합법 등 경영권을 위협할 만큼 반기업적인 '규제폭탄'이었다. 21대 국회가 개원 후 쏟아낸 규제법안만 1400여 건에 달한다. 정상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하게 경영권을 제약하는 상법 개정안, 413개에 달하는 화학물질 규제법에 산업안전·환경 규제마저 대폭 강화해 기업 의욕을 꺾었다. 이도 모자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까지 추진하고 나섰다. 경영자와 대주주까지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하면 고의·과실이 없어도 감옥에 들어가야 할 판이다. "잃어버린 20년을 맞을지 모른다"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우려가 기우가 아니다.
기업이 규제에 신음하면서 일자리도 비명이다. 정부는 질 좋은 일자리 대신 세금 퍼부어 만든 자해적 일자리만 대량으로 늘렸다. 저소득층의 생계가 달린 음식·숙박업 일자리는 1년 새 32만개 사라졌다. 임시직 일자리도 16만개 줄면서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하위 20%층의 근로소득은 1년 새 10%나 감소했다. 결국 일해서 버는 소득보다 정부 보조금 수입이 더 많은 국가 의존 계층으로 전락했다.
우리는 지금 '복합 위기'의 늪에 빠져있다.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로 불확실성에서는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자신들만이 선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내로남불을 한자로 번역한 신조어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했을까.
다시금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자신들만 옳다는 아집과 독선과 오만을 버려야 한다. 탈원전·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주52시간제 등으로 인한 폐해가 잇따랐으나 인정하지 않았다. 코로나도 K방역 오만에 취해 백신을 놓쳤다. 더는 자신들 맘대로 해석되는 정의와 공정을 내려놓아야 한다.
헌법의 핵심 가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법치주의다. 더 이상 편가르기를 해서는 안 된다. 타협하고 협치하는 상호 신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 반기업 ·반시장이라는 이념의 틀을 깨고 민간 부문이 마음껏 뛸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 일자리도 국가의 미래도 역시 기업이 희망이다. 화합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
2021년은 신축년(辛丑年)이다. 신축년은 '하얀 소의 해'를 뜻한다고 한다. 상서로운 기운이 풍성하게 일어나는 해이며 흰 소는 예로부터 신성시 되었으며 평화와 여유를 상징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는 힘과 우직함, 참을성 등 긍정적 면이 많지만 반면 황소고집, 우이독경(牛耳讀經)처럼 부정적 면도 있다. 어쩜 오늘의 현실을 부른 것은 고집과 우이독경이 아니었을까. 일단 이두가지부터 버리는 새해가 되길 기대한다.
[미디어펜=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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