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최진실 아들'이란 꼬리표를 떼기란 쉽지 않겠죠. 그걸 떼어내는 데 또 20년이 걸릴지도 몰라요." 어른이 된 첫 해, 뮤지션의 이름으로 스무 살을 보낸 지플랫이 "새로운 숙제를 시작한다"고 했다. 

지플랫은 최근 서울 마포구 로스차일드 사옥에서 미디어펜과 만나 "어머니가 대단한 사람이었단 걸 데뷔하면서 더 크게 실감했다"고 밝혔다. 

   
▲ 사진=로스차일드 제공


"살아오면서 제가 '최진실의 아들'이란 건 알았지만, 어머니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진 몰랐어요. 그땐 너무 어렸거든요. 그러다 제가 데뷔를 한다고 하니, 생각보다 반응이 더 컸어요. 어떻게 보면 장점이지만, 모래주머니를 달고 있단 생각도 들었죠. 저도 어머니가 쌓아올린 명성에 걸맞은, 또 다른 목표를 이루고 싶어요." 

지플랫은 "대중을 실망시키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한민국이 참 많이 사랑한 배우 최진실, 그 무게를 알기 때문이다. 가족의 명예에 흠이 되지 않겠다는 다짐이 그의 어깨에 짐처럼 내려 앉은 듯했다. 

그럼에도 지플랫은 담담히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제가 연예인이란 길을 생각하기 전에 다른 길로 자연스레 옮겨주지 않았을까 싶다. 이곳이 얼마나 힘든지 아시니까"라며 "또 한편으론 제가 하고 싶은 걸 적극적으로 밀어주셨을 것 같다. 지금 할머니가 해주시는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데뷔를 말리셨어요. 어머니나 삼촌을 통해 이곳이 얼마나 힘든 곳인지 보셨으니까요. 손자가 그 길을 걷겠다 하니 걱정을 많이 하셨죠. 그런데 제가 예체능 말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연기를 준비할 때도 다른 걸 해보라고 하셨었죠. 그러다 결국 저를 믿어주셨어요.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요." 

   
▲ 사진=로스차일드 제공


음악 아닌 연기를 준비했던 그가 래퍼가 됐다. 주변을 놀라게 한 결정은 치열한 자아찾기의 결과였다. 지플랫은 "어렸을 때 TV에 출연해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다. 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무의식적으로, 의무적으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런 복잡한 마음으로 연기 학원을 다녔는데 안 맞는다고 느꼈다. 그렇게 방황하던 중 자연스레 음악을 하게 됐고, 내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연기자였던 어머니, 가수였던 (외)삼촌. 그들을 꼭 닮은 지플랫은 "삼촌이 노래하는 영상을 봤다"면서 "나도 집안 어른들의 끼를 어느 정도 물려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제 남은 건 온전한 홀로서기다. 지플랫의 이름 앞에 선 가족은 이제 그의 일부분이 되어야만 한다. 지플랫의 수많은 부분 중 하나로 남아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짐은 덜면 되고, 꼬리표는 떼면 그만이다. 그러다 또 어쩌다 한 번씩 꺼내든다 해도 괜찮다. 이제 인생의 또 다른 목표를 찾았으니까. 

"이젠 독립된 한 명의 아티스트로 보이고 싶어요. 태어나고부터 지금까지 어떤 타이틀 아래 살았지만, 이젠 그 이미지를 벗어내려 해요. 지플랫으로서 아티스트의 색깔을 붙여가고 싶어요. 쉽지 않겠죠. 하지만 제 인생 두 번째 시작을 해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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