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코스피 지수가 지난 8일 하루에만 10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4%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냈다.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넘기는 과정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들이 앞장서서 지수 흐름을 주도하고, 시총 20위권 내에는 벤처기업이 4개나 안착하며 국내 증시의 체질을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의 질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97% 오른 3152.18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전일 종가에서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하루 만에 3150선에 안착한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날 코스피 상승세는 외인 매수세가 주도했다. 전일 대비 소폭 상승한 3040.11에 개장한 이후 외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수는 한때 3161.11까지 급등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작년 12월 23일부터 10거래일 동안 딱 하루(1월 6일)를 빼고 전부 상승했다. 상승폭은 무려 418.5포인트(15.3%)에 달한다.

지난 8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무려 1조 643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 2011년 7월 8일(1조7200억원) 이후 근 10년 만의 최대치로, 역대 기록으로 따져도 3위에 해당하는 대규모 매수세였다.

전날 1조원 이상 순매수했던 기관은 1조 1441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도 차익 실현에 나서며 5623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날 하루의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물경 40조원 1927억원에 달하며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 6일의 29조 9000억원 기록을 10조원 이상 뛰어넘었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대형주 위주로 지수가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날은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급등했다. 특히 현대차 그룹주는 애플 전기차와 협력설이 나오면서 이례적으로 폭등했다. 상승폭은 현대차가 19.42%, 현대모비스가 18.06%, 기아차가 8.41% 등이다.

대장주 삼성전자 역시 7.12% 급등하며 8만 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한때 9만원선에 도달하기도 했다. NAVER(7.77%), 카카오(7.83%), SK이노베이션(7.60%) 등도 상당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어느새 코스피 시총 20위권 내에는 벤처기업이 4개나 포진돼 있다. 셀트리온, NAVER,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총 상위권 벤처 4개 기업의 시총 합계는 151조 2000억원에 달한다”면서 “작년 3월과 비교하면 절반이 넘는 80조 2000억원(113.0%)이 증가했고, 1년 만에 코스피의 ‘체질’이 바뀌었다고 평가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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