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과열' 논란과 함께 공매도 순기능 부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지수가 지난 두 달 사이에 600포인트 이상 폭등하면서 과열 논란이 불거졌다.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재 금융당국에 의해 오는 3월까지 금지된 ‘공매도’의 공백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공매도의 순기능에 대한 논란과 연결되면서 오는 3월 이후의 제도 변화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질주’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주식투자 과열 논란이 불거지면서 거품이 커질수록 조정 국면 이후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이례적인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주에 사상 처음으로 지수 3000선을 넘어선 코스피는 이날(11일) 장중 한때 3200선을 넘기기도 했다. 작년 11월 말 무렵까지만 해도 2600선에서 유지되던 코스피 지수가 불과 한 달 반 만에 무려 6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 사진=연합뉴스
특히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대형주들의 강세가 눈에 띈다. 시가총액 550조원의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이날도 4%이상 급등하며 9만2000원선을 돌파했다. 애플과의 협업설이 돌면서 현대차 주가 역시 이날 10%가 넘는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상적으로 무겁게 움직이는 대형주들의 상승폭이 매우 크다는 것이 이번 상승장의 특징이다.

이 측면에 관련해 ‘공매도’와 관련한 논쟁이 뜻밖에 불붙고 있는 모습이다. 공매도란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그 주식을 ‘빌려서 파는’ 매매 기법을 말한다. 주로 거액을 굴리는 기관들이 사용하는 기법이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주가 수익률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이 공매도 기법이기도 하다.

작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은 2020년 3월 16일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시킨바 있다. 이후 9월에 다시 금지 기간을 6개월 연장해 오는 3월 15일까지 공매도가 금지된 상태다.

이 사이 코스피 지수는 어마어마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공매도 금지 시점과는 증시 분위기가 완벽하게 달라지면서 ‘공매도 재개론’도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이 이유는 공매도의 수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공매도에는 주가에 낀 거품을 사전에 어느 정도 차단한다는 순기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급등한 종목들 중에는 실적 등 명확한 이유 없이 주가가 폭등하는 사례도 많다”면서 “주가가 언제까지나 오를 수는 없다는 측면을 감안할 때 공매도의 순기능이 부각되는 국면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극심한 반발이다. 공매도에 대한 개미들의 여론은 대단히 부정적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과연 반발을 무릅쓰고 공매도를 재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매도 재개가 주가 하락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공매도 제도의 불공정성을 확실하게 차단하지 않으면 공매도 재개를 연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재보궐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정부가 여론의 향방을 의식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도 “과열 논란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만큼 원칙에 입각한 규정의 입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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