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이자율 30% 훌쩍…권력층·중국 조선족 고리대금업 앞장
북한의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는 실질적 붕괴 상태에 직면해 굶어 죽는 사람과 목숨을 걸고 월경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한 와중에도 개인이 주체가 된 교환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사유적 의미를 가진 재산을 축적하는 사람도 나타나는 등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자 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1월 19일 막을 올린 자유경제원의 「북한지하경제연구회」는 북한에서 암시장으로 취급받는 지하경제가 시장경제이며, 이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12월 15일에는 「북한지하경제연구회」가 두 번째로 개최되었다. <북한의 지하금융 실태와 전망>를 주제로 이애란 북한음식전통문화연구원 원장이 발표했다. 아래 글은 이애란 원장의 발제문 전문이다.

북한의 사금융 실태와 전망

   
▲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

1. 문제제기

○ 북한의 합법적 금융제도에는 조선중앙은행과 합영은행, 무역은행이 속함.
○ 1980년대 중반 북한의 장마당이 확장되면서 암암리에 고리대금업이 발생하게 됨.
○ 초기의 고리대금업은 재일북송교포들과 화교, 중국연고자, 재미연고자. 등 외국에 친척이나 연고가 있는 사람들에 의해 형성됨.
○ 현재의 고리대금업은 지하경제에서 돈을 모은 권력층과 탈북자유가족, 중국 조선족, 신흥부자계층
○ 북한에서 지하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주요 요소는 지하금융시장이며 지하금융시장은 향후에도 더 활성화 될 양상임

2. 북한의 합법적 금융제도

○ 조선중앙은행

북한은 민간은행이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조선중앙은행을 통한 금융 중앙 집권제를 실시해 왔음. 1945년 8월 말까지 38선 이북 전 지역을 점령한 소련은 종전의 조선은행 평양지점에 계산소를 설치. 1946년 1월, 소련은 이 계산소와 기타 지역에 있던 조선은행 지점을 바탕으로 조선중앙은행을 설립. 같은 해 8월 발표된 주요산업국유화법에 따라 이 은행은 국유화되고, 1946년 10월 29일에 소련의 관리에서 벗어나 조선중앙은행이 정식 출범. -북한의 조선중앙은행은 발권은행으로 시중은행 업무를 겸하고 있음.

조선중앙은행은 내각 산하 기관으로써 △발권과 현금유통 조절 △무현금 결제 △국가자금의 공급 △국가수입금의 수납 △고정재산의 등록 △국가보험, 대부 등 신용업무 △원에 의한 통제 △귀금속 관리 등의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이외에 필요에 따라 `인민복권`이나 기념주화를 발행하고 있다. 2003년에는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 기념메달을 발행했다. 평양에 본점, 행정구역마다 총지점(도), 지점(군)을 두고 있다. 보험업, 기관이나 기업소가 관할하는 국영 재산도 관리하고 있다.

조선무역은행 및 합영은행은 외환관리, 대외거래 허가 등 국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조선중앙은행은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과의 합작 은행으로 합영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1990년 이후 북한의 계획경제가 붕괴되고 공장, 기업소가 생산을 중단하면서 생필품의 대부분을 장마당에서 중국산 상품으로 거래함에 따라 조선중앙은행은 거의 모든 거래가 중단되고 금고가 동결된 상태로 전락되었다.

   
▲ 북한은 20년 이상 장마당과 개인의 장사행위가 진행되면서 개인들에 의한 민간영역의 자본이 축적되어 정부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장마당 경제는 북한 고위급 인사들에게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북한지도부의 경제와 인민 2천만 명의 경제는 분리되어있으면서도 연결되어 있다. 사진은 김일성 김정일 동상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보위대학에 세워졌다는 제막식 모습이다. /뉴시스=사진 출처 노동신문 

3. 고리대금업, 사금융

○ 고리대금업의 발생

북한에서 고리 대금업은 중범죄로써 개인들 간에 돈을 빌려주거나 빌리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고 고리대금업이 발견되면 자금을 모두 몰수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형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1980년 이전에는 고리대가 거의 없었다. 이것이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인한 시장경제의 확산으로 신의주, 혜산을 비롯한 중국국경지역의 도시들과 평양에서 농민시장이 활성화되고 암시장이 형성되면서 개인들 간의 고리대금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국가의 통제와 처벌이 매우 엄격하였기 때문에 개인들 간에 철저한 비밀유지를 통해 거래가 되었기 때문에 그 규모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고리대금업에 사용된 자금은 주로 재일북송교포나 화교자본 등이었고 조선중앙은행에 근무하는 은행원들에 의해 빼돌려진 국가자금이 일부 쓰이기도 했다.

사례 : 1980년대 후반 양강도은행 특수자금과 과장으로 일했던 여성은 주석예비자금100만원을 빼돌려 중국 방문 장사군에게 빌려주었다가 회수하지 못하여 공개처형 당했음.

국영상업기관에 종사하거나 물자를 빼 낼 수 있는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 직위를 이용하여 물건을 빼내어 폭리를 취함으로써 자본을 형성하였고 그 자금을 재활용하여 고리대를 하게 되었다. 대부분이 권력층을 뒤에 업고 진행되지만 실제로는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돈을 빌리는 것 때문에 살인사건, 폭력사건 등이 빈발하였다.

암시장초기에는 국영상점이나 공장에서 물건을 빼내어 판매하거나 중국상품을 장사하는 경우에도 마진이 높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아 많은 현금을 축적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자율도 상당히 높았는데 월단위로 1만원당 3000원의 이자를 받거나 20일을 주기로 1만원당 2000원의 이자를 받기도 하였다. 중국방문을 위한 도강증이 발급되는 경우 장사를 기본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많은 자금이 요구되었고 도강증을 담보로 북송재일교포나 화교, 또는 현금을 보유한 개인에게서 돈을 빌리는데 이자율은 월 30%였다.

   
▲ 자유경제원 주최로 12월 15일에 열린 제 2회 「북한지하경제연구회」의 전경. <북한의 지하금융 실태와 전망>를 주제로 이애란 북한음식전통문화연구원 원장이 발표했다. 

○ 고리대금업의 확산

북한에서 장마당과 지하시장경제가 출발하던 초창기에는 고리대금업이 아주 비밀리에 은밀하게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고 현재는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반공개적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북한에서 20년이상 장마당과 개인의 장사행위가 진행되면서 개인들에 의한 민간영역의 자본이 축적되어 정부의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에 놓이게되었으며 민간영역에서 개인들에 의한 고리대금업, 송금대행업 등 사금융이 발달해가고 있다.

현재 북한에서 고리대금 월 이자율은 20%라고 하며 이것은 1990년대 초창기 고리대금업 이자율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장마당을 중심으로 하는 지하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고리대금업도 점차 성행해 이자율이 하락하고 있는 특징도 나타나고 있다. 고리대금업의 확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와 같다.

∎ 2013년 2월 3차 핵실험 강행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유례없는 제재를 받고 있지만 북한 경제는 위축되기는커녕 고급아파트와 문화오락시설, 식당이나 상점이 성황을 이루고, 프라다와 구찌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북한 내에 확산되고 있는 사경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사금융이 북한 경제사회 변화를 촉진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됨.

∎ 임 교수는 사금융은 공인된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사채업자를 중심으로 금전의 대부, 금융중개, 주선 등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북한에 사금융이 발전한 것은 재정 파탄과 공적 금융의 기능상실, 사적인 경제활동을 통한 자본 축적 여건 조성, 사적 투자 이익 추구 경향의 심화 등을 꼽음.

∎ 북한은 1995~2002년 경제난으로 재정규모를 축소함에 따라 기업에 대한 국가의 재정자금 지원을 사실상 중단했고 이에 따라 자금사정이 악화된 공장과 기업소 등은 사금융에 의존하게 되었다고 하며 북한의 사금융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는 사채업자(돈주)의 고리대금업 형태이며 월 20%의 이자를 받고 빌려주는 형태가 보편화돼 있다고 함.

∎또 다른 형대로는 돈주들이 현물지급능력이 있는 협동농장이나 국가기관들에게 돈을 꿔주고 20~30%의 이자를 받거나 투자를 한 뒤 이득금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남.

∎ 이외에 돈주들은 또 국토관리국을 끼고 투자해 부동산을 인수하거나 아파트를 건설해 매매하기도 함.

∎ 돈주들은 초창기에는 귀국 재일교포 들이였으나 고난의 행군 이후에는 이시기에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어 '자신만의 상업(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상인'을 비롯하여 백화점 임대사업자, 사채업자, 외화를 보유하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환전상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발전했다고 함.

∎ 사금융이 활성화되면서 전당포와 송금대행업도 성행하고 있다고 함.

∎ 그동안 사금융 확산이 경제력에 기반한 불평등 구조를 확산시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구조화하는 등 북한의 사회변화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설명되어왔지만 현재 북한에서의 "사금융의 활성화는 사적 경제주체의 이윤추구를 동기로 하고 있어 시장경제의 진전이나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함.

∎ 사금금융의 활성화가 북한체제의 안정 요소로 평가할 수 있으며 시장이 확산되면서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공간과 기술, 기회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자본을 확대재생산하는 방식 또한 점차 다양하지고 있다는 증거임. 북한에 거주하고 있던 화교들은 1980년대 중반부터 암시장이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상행위가 활성화되었고 다양한 불법 및 합법적인 사업에 손을 대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으며 그것을 밑천으로 고리대금업과 각종 대형 사업에 참여하고 있음.

∎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국의 개혁개방이 촉진되면서 비교적 자유롭게 중국에 드나들 수 있었던 화교들은 중국의 생필품들을 들여와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현상은 신의주와 혜산, 만포 등 화교들이 비교적 많이 살고 있던 도시들에서 확산되었음

∎ 1990년대에 북한의 암시장이 보다 활성화되면서 화교들의 상행위는 보다 적극적인 형태를 띠게 되었고 중국에서 국경까지 조달하는 조와 국경에서 지방으로 운반하는 조 등으로 분업화를 실시.

∎ 화교들의 장사행위는 보다 대담한 행태를 띠게 되어 국가기관이나 기업소에서는 일정한 금액을 받고 창고와 사무실을 임대해주는 사례와 연료난으로 생산이 중단된 지방산업공장의 자동차를 돈이나 대체상품을 주고 사용하기도 하고 북한전역의 산나물과 해산물을 전문으로 수매 받아 중국에 팔아 넘기고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됨

∎ 화교들의 상행위가 활발해지면서 국가에 다양한 형태의 기부를 하게 되었고 국가는 화교들의 대가성 상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보호해주었기 때문에 금지된 골동품장사와 외화벌이 기관에 돈을 빌려주어 고리대금업을 하거나 중국기업과 협약을 맺고 무역을 할수 있는 “왁크”를 형성해주기도 함. 2009년 11월 30일 급작스러운 화폐개혁이후 북한의 고리대금업은 더욱 더 활성화되었음

∎ 북한의 고리대금업은 일반주민을 대상으로 중국돈 1만~2만위안 정도가 거래되고 기관과 기업대상은 30만 위안까지 빌려주고 있음.

∎ 탈북자에 따르면 평양, 개성 등 주요도시에는 고리대금업자들이 몰려있는 것이 있는데 이 같은 장소를 “돈마당” 혹은 “돈장”이라고 부른다며
고리대금업자들이 빌려주는 돈의 이자는 월 평균 10%이고 연간 120%수준이라고 하며 TV조선이 북한주민을 직접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한달 이자가 50%도 있다고 함.

∎ 고리대금업자들의 최고 고객은 밀수업자로 중국 등을 통해 밀수를 하는 사람들에게 1일 이자로 30%정도로 요구하며 대출을 해줌.

∎ 북한의 도시에서는 고리대금업자가 화폐로 거래하고 농촌에서는 식량을 빌려주고 받는 이른바 “식량 고리대”가 성행함.

∎ 고리대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양강도 지역의 경우 1년 후 이자를 60% 받는 조건으로 식량을 빌려주며 평안북도지역에서는 노동당 간부 등 부유층들이 일반주민들을 대상으로 연 100~200%의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식량을 빌려주기 함. 남한에 거주한 탈북자들의 대북송금도 북한 지하경제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

∎ 새조위조사에 따르면 탈북자들이 송금하는 금액은 대략 12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함.

∎ 현재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계층은 탈북자 가족이라고 함.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2009년 화폐개혁 이후 북한주민들의 북한원화에 대한 혐오감은 더 심해졌고 북한의 시장에서 유통되는 화폐는 대부분이 중국위안화와 달러임.

4. 향후 전망

북한에서 지하시장경제의 확산으로 인한 사금융의 집중은 김정은의 통치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북한에서는 탈북자의 송금을 막기 위해 단속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아직까지도 고리대금업에 대한 철저한 통제를 하고 있으며 처벌이 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RFA에 따르면 자강도와 함경북도에서 고리대금업자들을 엄벌한다는 경고조치가 하달되고 있다고 하면서 법적지원을 받을 수 없는 고리대금업자들이 깡패들을 동원하여 채무자가족을 폭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하경제의 확산으로 인한 북한정권당국의 재정능력약화는 배급제에 의한 북한주민의 통제기능 약화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5년은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이자 김정일 사망 3년을 정점으로 본격적인 김정은 체제에 진입하는 해로써 김정은 정권의 체제안정을 위한 여러 가지 이벤트가 필요하나 현재의 상황에서는 재정능력악화로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북한주민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현지지도가 있을 때마다 현지지도 지역을 지원해야 하는데 지원 자금을 주민들에게 할당하기 때문에 불만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탈북자에 대한 단속과 탈북자 송금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할당량을 보장해야 하는 하급 간부들과 인민반장들은 오히려 탈북자가족을 우대하고 애국자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북한에 대한 무차별적인 현금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북한의 사금융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북한정권은 사금융을 억제하기 위해 2009년 화폐개혁 같은 조치를 또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