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전제조건 없으면 1원도 지원못해
항공·조선빅딜 및 산은법 개정안 관련 소신발언 눈길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쌍용자동차 지원 문제에 대해 흑자를 달성하기 전까지 쟁의를 멈춰야 지원해 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쌍용차를 정상화할 때까지 노사가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3년으로 늘려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KDB산업은행 제공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온라인 신년 간담회에서 쌍용차 지원을 두고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체의 쟁의 행위를 중지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단체협약은 유효기간을 기존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 노사 간 잡음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하거나 흑자를 내기도 전에 노사 합의 불일치로 노조가 파업하면 서로에게 큰 피해로 작용할 거란 평가다. 

또 노사가 회생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쌍용차는 끝이라는 강경한 입장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사업성 평가와 함께 두 가지 전제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산은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이해 관계자와의 고통 분담 원칙에 따라 쌍용차 노사는 성실하게 협의에 임해야 하고, 사업성이 부족하면 자금 지원을 거절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항공빅딜에서 빚어진 잡음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우선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의 의결권 행사위원회 문제는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중 반영할 수 있는 부분에서 적극 검토할 거라는 입장을 내놨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반영해 기업가치 향상과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주장이다. 

최근 국민연금이 두 국적항공사의 통합을 위한 정관 변경에 비토를 놓은 것에 대해서는 "왜 그랬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진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지분가치가 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서 대한항공 2대주주인 국민연금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럽연합이 심사 중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 승인은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현재진행형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3월 말까지 기업승인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도크 폐쇄나 인력 감축 등의 생산능력 감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고용안정'을 바탕으로 내놓은 산은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7명은 산은법을 개정해 산은의 업무 범위를 산업의 개발·육성, 중소기업 육성 등을 넘어 구조조정하는 기업의 고용안정과 촉진을 고려하도록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기업 정상화 과정에서 고용안정이 단기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정부와의 협의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을 지적했다. 일방적인 고용 안정촉진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한편 이 회장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 대상 확대에 대해 "필요한 경우 관계부처와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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