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R 마진 톤당 900달러 육박…자동차 생산량 회복·천연고무 강세 영향
코로나19 팬데믹 수혜 품목 수익성 굳건…경기 회복 속 화섬체인 반등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석유화학업계가 우호적인 업황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납사값은 톤당 511.8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9.3% 상승했다. 에틸렌도 같은 기간 7% 오른 65달러로 집계됐으며, 특히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의 경우 마진이 최근 3년반 가량 최고 수준인 톤당 900달러선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 생산량 반등 및 천연고무 강세의 영향으로, 미국 제조업 회복으로 폴리프로필렌(PP)·폴리염화비닐(PVC) 가격도 인상될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고무체인에서도 말레이시아 업체가 순차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던 28개 장갑라인 생산을 전부 재개하는 등 빠듯한 수급을 들어 NB라텍스 판가 상승을 예상했다.

파라자일렌(PX)과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및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 화섬체인 제품들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관련 이슈 등으로 경기와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울산공장 전경/사진=각 사


업체별로 보면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8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는 등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력 제품인 고흡수성수지(ABS)의 수급이 빠듯했던 것이 여수공장 화재사고로 발생한 기회비용과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을 만회했다는 것이다.

주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이슈에 따른 충당금이 설정됐을 가능성이 있으나, 올 1분기에도 ABS와 PVC가 석유화학부문을 이끌고 글로벌 전기차 수요 확대로 중대형 전기 출하량이 늘어나는 등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30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와 유사하지만, 영업이익은 첨단소재부문 급등 및 아로마틱 계열 흑자전환 등의 영향으로 50% 이상 늘어난다는 것이다.

대산공장·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ECC)를 비롯한 설비의 가동중단에 따른 기회 손실이 축소되고, 중국 춘절을 대비한 가수요가 발생하는 등 긍정적 시황을 타고 올 1분기에는 더 나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호석유화학도 2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는 예상을 받고 있다. 부타디엔(BD)·스티렌모노머(SM) 등 주요 원재료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으나, SBR값이 전분기 대비 50%, 비스페놀A(BPA)도 44% 가까이 오르는 등 제품값도 오른 덕분이다.

한화솔루션에 대해서는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PVC를 비롯한 주력 제품 선방 및 첨단소재부문 흑자전환으로 16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태양광부문도 출하량 증가가 원부자재 비용 부담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SKC는 6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00% 가량 늘어난 것으로, 필름·반도체사업부문 모두 출하량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향후에는 동박이 전기차 판매량 증가 흐름에 편승,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윤 애널리스트는 "역내 설비 재가동 및 신규가동으로 폴리프로필렌을 비롯한 제품이 약세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수혜 품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2021년 석유화학 초호황에 대한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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