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비행 50시간·서류 및 현장 검사에 5개월 소요
AOC 따내도 노선 허가·운임 신고 등 후속 절차 거쳐야
국토부 "코로나19 등 특수 사정 입증 시 면허 유지"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신생 저비용 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 날개가 펴지기도 전에 접힐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구체화 되고 있어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소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 에어프레미아 B787-9 렌더링 이미지./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항공운송사업 면허 유지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5일 전까지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증명(AOC)을 따내지 못하면 면허가 박탈되기 때문이다.

당초 국토부는 2019년 3월 5일 에어프레미아에 1년 내 AOC 신청, 2년 내 취항을 조건으로 면허를 발급했다. 그런데 에어프레미아는 아직까지도 관련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해 허우적거리고 있다.

AOC는 항공당국이 항공사에 대해 안전 운항 능력을 평가하고 승인하는 제도다. 항공사는 사업 면허를 따내고 △조직 △인력 △시설·장비 △운항관리 △정비관리 등 제반 안전 운항 능력에 대한 검증을 받아야 하고 통과 시 AOC를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재 도입 후 시험 비행 50시간을 채워야 하고 전문 감독관들이 서류와 현장 검사를 하는데 있어 5개월 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에어프레미아는 보잉 공장으로부터 B787-9(드림 라이너) 여객기를 인수 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대로 상황이 흘러갈 경우 AOC 미소지에 따른 면허 취소 가능성이 높다.

설령 AOC를 당장 따낸다 해도 에어프레미아는 정식 취항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노선 허가·운임 신고 등의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토부는 관련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아나간다는 방침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보잉 공장이 멈춰 일정이 줄줄이 밀리게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초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7월까지 항공기 도입을 완료하겠다고 천명했으나 아직까지 이를 지키지 못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12월 24일 국토부 항공담당 부서에 항공기 등록 신청을 마쳤고 현 시점에서는 내달 초 초도기를 들여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허브로 삼는 LCC인만큼 동남아시아 등 국제선에 비행편을 띄울 예정이었으나 첫 취항을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선 상업 비행으로라도 운항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토부는 최근 에어로케이에 AOC를 발급해줬다. 3월 5일까지 취항하지 않을 경우 면허 취소대상이 된다고 했으나 당국은 코로나19 등 특수 사정을 입증할 경우 기한을 연장해줄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에어프레미아 역시 이 선례가 생기면 면허 취소 기한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재 국토부는 사실상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기존 사업자인 이스타항공 문제에는 사실상 손을 놓은 만큼 에어프레미아에까지 신경 쓸 겨를도, 여력도 없을 것이라는 평이다.

항공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이 론칭하면 단거리 운항부터 시작하는데 중장거리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복구된다 한들 단거리 노선은 70% 수준, 장거리는 반타작도 못할 것"이라며 "이 와중에 장거리 노선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에어프레미아는 AOC 발급은 커녕 폐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이어 그는 "에어프레미아는 어느 정도 급이 비슷해야 들어갈 수 있는 얼라이언스(항공사 간 동맹체) 가입도 안 돼있다"며 "항공 시장에 진입 자체를 못한 탓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등 그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이스타항공은 운수권이라도 있지 이 회사에는 기재도, 노하우도 아무 것도 없지 않느냐"며 "이미 시장에 진입한 기존 사업자들의 주목을 받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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