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현재의 연 0.5% 동결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로 동결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우리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더욱이 가계대출 부실 우려와 함께 부동산‧주식시장으로의 '자금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금리를 조정하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15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0.5%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충격이 본격화하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0%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5월에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로 조정한 후 동결 기조를 유지해 왔다.

시장에선 예상했던 대로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가계대출 부실 위험이 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인하하기도 쉽지 않다. 가계는 저금리 기조에 빚을 내서라도 주식‧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에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100선을 돌파했다. 금리를 내릴 경우 자금쏠림 현상을 더욱 부채질할 게 불 보듯 뻔하다.

한은도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완화적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다. 이 총재는 신년사에서 "앞으로 국내경제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회복 흐름이 약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백신 접종 개시 및 이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주요국 주가와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하였다. 민간소비가 코로나19 재확산 심화의 영향으로 위축되었으나, 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설비투자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11월에 전망한 대로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석유류 및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의 영향 지속 등으로 0%대 중반의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을 유지하였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0%대 중후반 수준에 머물다 점차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초중반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주가 상승, 국내기업 실적 개선 기대 등으로 위험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 주가가 큰 폭 상승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장기시장금리는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확대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상황,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에 유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