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지난해 5월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에 따라 도입된 '공공재개발 사업'을 지난 15일 본격 시동을 걸었다. 시범사업 후보지 선정으로 첫발을 떼면서 해당 공급대책이 향후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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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결과./사진=국토교통부 제공 |
17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에 신청한 기존 정비사업지 14곳 중 8곳이 선정됐다. 후보지로 선정된 곳은 △흑석2(1310가구) △양평13(618가구) △용두1-6(919가구) △봉천13(357가구) △신설1(279가구) △양평 14(358가구) △신문로2-15(242가구) △강북5(680가구) 등이다.
공공 재개발은 도심 주택 공급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사업 공동 시행자로 참여해 사업 속도를 대폭 높이는 정비사업 방식이다.
정체된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는 구역에서는 용적률 상향 등 도시규제 완화,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등 사업성 개선, 사업비 융자,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각종 공적지원이 제공된다. 공공 재개발 후보지 공모에 참여한 사업지만 70곳에 달했다.
주민은 새로 건설되는 주택 중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물량의 절반은 공공임대, 수익공유형 전세 등으로 공급해야 한다. 조합원 분양을 제외한 나머지의 50%를 임대로, 또 그중 20%는 공공임대로 공급한다.
이번에 선정된 후보지는 모두 역세권에 있는 기존 정비구역으로, 사업성 부족, 주민 간 갈등 등으로 정비구역 지정 이후 사업이 평균 10년 이상 정체된 곳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범사업이 향후 공공재개발의 사업 성패를 가를 수 있는 만큼 성공사례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를 토대로 다른 사업장의 참여도를 높이고 도심 주택공급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정부 입장에선 지난해 부각시킨 공공재개발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공공재개발을 향후에 안착시키고 더 추진해서 도심 내 주택공급을 원활히 하겠다는 시그널을 구체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 선정만으로 주택공급 효과를 판단하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공공재개발 정비구역 최종 확정은 연말에 이뤄지는 등 사업 절차가 다수 남아있기 때문이다. 높은 임대주택 비율 등으로 반대 목소리가 커진다면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동대문구 답십리17구역은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를 신청했다가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따른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공모를 철회했다. 분양가상한제 제외 등 각종 인센티브를 받더라도 높은 임대주택 비율을 감안하면 사업성 개선이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20년 공공재개발 공모가 시작될 때부터 일부 지역에서 재개발 수혜를 노린 투자가 유입돼 시장을 되레 자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 연간 누적 변동률은 8.18%로 전년(1.71%)보다 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8.87%) 이후 최대 변동률이다.
용산구 원효로1가 등 공공재개발 기대감이 컸던 일부 지역은 다세대 매물 호가가 수억원씩 오르는 일도 발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역세권 입지이고 노후된 지역이 개선돼 기대감은 높지만, 건립되는 규모가 적은 만큼 시장에 안정화에 큰 기여는 못할 것"이라며 "문제는 이미 공공재개발 지역 인근 노후 주택들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되레 시장에 자극만 줄 것 같아 우려된다"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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