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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진 자유공방 대표 |
문재인 의원이 성탄절을 하루 앞두고 영화 '국제시장' 대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관람한 것을 두고 갖가지 정치적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물론 문의원이 어떤 구체적인 이유로 이런 선택을 내렸는지는 알 길이 없다. 말 그대로 '그냥'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치인은 아무리 사소한 선택이라도 그것이 가져올 전혀 뜻하지 않은 해석과 파장에 대해서 고려해야 하고, 문재인 의원 역시 그것을 모를리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선택은 단순한 기호의 문제였던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문재인 의원의 지난 행보는 이번 영화 선택에 대한 오해를 더욱 키워준다. 대선 후보 시절 역대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면서,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묘역 참배만 '쏙' 빼놓았던 것만 봐도 문재인 의원의 '정치적 편식'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영화 '광해'와 '변호인'을 지지층 결집용 카드로 활용했던 그가 이번에는 영화 '국제시장'을 회피했다고 보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닐지 모르겠다.
영화 '국제시장'은 흥남철수작전을 배경으로 그 줄거리가 시작된다. 문재인 의원의 부모는 바로 이 흥남철수작전으로 피난을 내려와 남한에 정착했다고 한다. 문재인 의원은 흥남철수 피난민들이 정착했던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문재인이라는 한 개인과 영화 '국제시장'은 같은 장면에서 시작한다는 점이 참 묘하다.
문재인 의원은 당권은 물론 대권에 대한 야망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에 대한 아쉬움도 과감하게 드러냈고, 때로는 대선에 불복하는 듯한 언행을 보이기도 했다. 여전히 야권에서는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보수와 진보의 구도를 넘어서 중원 지역의 유권자들을 흡수해야 하는 과제가 여전히 문 의원에게 남아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고개를 숙였고, 권양숙 여사와 만나 짧지 않은 대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또한 여러가지 역사 논란과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서 대신 사과했다. 이러한 행보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상당히 완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게 사실이다.
문재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날선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유효한 선명화일 것이다. 하지만 한번쯤은 내면속에서라도 차분히 자신과 박근혜 대통령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본인이 거느리고 있는 친노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과 함께 다같이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하러 가는 모습을 보이는건 어떨까.
"문재인 의원님, 국제시장 한번 보시지 말입니다" /윤주진 자유공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