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의원 공공주택 16만호 공급…나경원 의원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
[미디어펜=이다빈 기자]다가오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이슈다. 출사표를 던진 각 후보들은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한 공약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실성 없는 공급 대책, 기대 심리만 자극할 수 있는 규제 완화 공약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구도가 가시화 되면서 여·야 후보들이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여권 후보들은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 하는 공급 확대 방안을 제시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야권 후보들은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규제 완화 등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한 동안 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각종 규제책으로 다주택자와 갭투자자 누르기에 주력하던 정부는 올해 들어 추가 주택 공급 방안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설 연휴 전에 도심 고밀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기조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에 공공주택 16만호를 공급과 함께 층고 제한을 풀고 공공주택 기부채납을 받는 등 공익과 사익의 조화를 추구하는 정비사업 공약을 내놓고 있다. 

우 의원은 또 청년층에 ‘10년간 10평대 공공임대주택’, 신혼부부·직장인에 ‘20년간 20평대 공공전세주택’, 장년층에 ‘30년간 30평대 공공자가주택’ 등을 공급하는 ‘123 서울 하우징’ 정책도 제시했다. 이를 위한 공급 방안으로 강변북로·철도 위에 인공 부지를 조성하고 타운하우스, 복합주거단지 등을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전날 서울 용산구 서계동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찾아 재건축·재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 후 공식일정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금천구 남서울럭키아파트를 찾은데 이어 두번째 정비사업 현장 방문으로 사업 추진이 더딘 정비사업에 힘을 실어줄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나 전 의원은 "독하고 섬세하게 서울을 재건축할 것"이라며 출마 선언을 한 뒤 용적률, 용도지역, 층고제한 규제 해제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재개발·재건축의 활성화를 부동산 문제 해법으로 제안했다. 오 전 시장은 전날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방문해 조합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제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이하 규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 주거지역 용적률 상향 조정,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 규제 등 기존 서울시 방침 성격의 규제 폐지 성격의 부동산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적극적으로 강력한 부동산 행보를 펼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14일 국회 본청에서 부동산 정책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5년간 주택 총 74만6000호 공급을 목표로 하겠다"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부동산 공약을 밝혔다. 

안 대표는 현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에서 나아가 "무주택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3040 세대의 주택 확보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공급 기조를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완화를 통해서는 30만호 공급을 약속했다. 청년임대주택 관련해서도 청년 주택바우처 제도, 보증금 프리제도, 청년임대주택 10만호 추가 공급 등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시민들에게 치솟는 부동산 가격 문제가 가장 서둘러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부동산 민심' 잡기에 급급한 공수표 공약이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는 점이 여론조사에서도 반영되고 있고 현 정부의 최대 이슈가 부동산인 만큼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공약이 다수 나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거 복지보다는 공급,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이 많이 제시됐는데 현실성 없는 일부 공약들이 공수표로 남게 되면 기대심리만 자극해 집값 거품이 수도권까지 영향 미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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