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중은행들이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통한 소비자 보호 체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로 고객의 신뢰를 잃은 데다 오는 3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을 앞두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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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서울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차 '소비자보호권익강화 자문위원회'에서 (왼쪽부터)명현식 소비자보호본부 상무, 유현정 충북대학교 교수, 권대우 한양대학교 교수, 전경근 아주대학교 교수, 허인 KB국민은행장, 윤정식 소비자보호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B국민은행 제공 |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사모펀드 등 대형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은행권에서도 고객의 권익 보호를 위해 없던 조직과 인사를 개편하는 등 소비자 보호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장들 역시 신년사를 통해 '소비자 보호' 역점에 한목소리를 내는 등 올해를 고객 신뢰도 회복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할 정도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외부전문가로 구성한 '소비자보호권익강화 자문위원회'를 운영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의 권익 신장과 은행에 대한 고객 신뢰 제고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보호 제도와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의견 제시, 신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지향성 검토 등에 대한 의견을 받고, 소비자 보호 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학계와 법조계 등 전문가 5인과 컨설팅 법인 등으로 구성된 '신한 옴부즈만' 구성해 상품 선정과 출시에 관한 자문을 구하고 있다.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역량도 강화했다. 상품설명의 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녹취대상 고객을 모든 종류의 펀드 대상으로 확대하고, 전국 영업점에 녹취시스템도 구축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연말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고 김앤장 법률사무서 등을 거친 이인영 그룹장을 영입했다. 기존 은행의 리스크 관리는 자산 건전성 유지와 위험 대비 적정한 수익률 관리 등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번 신설될 그룹을 통해 고객의 자산규모와 위험 선호도, 수익률 등 고객 입장에서 최적의 자산포트폴리오 구성을 도울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초 고객보호 업무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기존 소비자브랜드그룹은 금융소비자보호그룹과 홍보브랜드그룹으로 각각 분리했다. 여기다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은 은행장 직속 조직으로 독립시켜 역량을 더욱 강화했다.
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소비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금소법은 6대 판매 규제(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행위 금지, 부당권유 금지, 허위‧과장 광고금지)를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하며, 위반시 징벌적 과징금과 과태료 등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