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새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3100선을 넘기며 선전하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국내증시 ‘큰손’ 연기금은 계속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어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올해에만 5조 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연기금이 쏟아낸 물량은 거의 대부분 개인투자자(개미)들이 받아가는 상황이라 향후 증시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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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연기금이 주식시장에서 엄청난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거래소는 연기금이 올해 들어서만 5조 5361억원을 순매도했다고 밝혔다(1월 19일 기준).
특히나 연기금은 무려 16거래일 연속 순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즉, 올해 들어 한 번도 일별 기준 순매수를 기록한 적이 없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압도적인 매물을 받아내고 있는 것은 대부분 개미들이다. 올해 들어서 12조원이 넘는 주식을 매수한 개인은 지난 20일에도 1조 4000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엄청난 신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유입된 결과다. 과도한 빚투(빚내서 투자)를 우려해야 할 정도로 개미들의 주식투자 열기는 뜨겁다.
한쪽은 계속 해서 주식을 팔아치우고 한쪽은 계속 해서 주식을 사는 형국이 반복되다 보니 각자의 ‘의도’에도 자연히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연기금이 거의 기계적으로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지점에 대해서는 그 투자기법이나 의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상태다.
연기금의 연속적인 매도에는 자산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식 비중을 맞추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즉,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매우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물량을 팔더라도 자산 내에서 주식 비중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현 상황에서 지수가 급락할 경우 연기금이 다시 매수 포지션을 취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볼 수 있다.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목표에서 국내 주식의 비중이 작년 17.3%에서 올해 16.8%로 더 낮아졌다는 점도 하나의 변수다. 0.5%포인트이긴 하지만 국민연금이 매년 수백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굴리고 있음을 생각해 보면 연기금의 매도세는 조금 더 이어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1월 이후의 시장 흐름에 쏠린다. 과연 코스피가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 혹시 조정 국면이 왔을 경우 ‘패닉’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요즘 같은 상승세에 엄청난 물량을 팔아서 지수를 압박하는 연기금이 원망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하락 상황에서는 개인들이 던진 물량을 연기금이 받아가는 포지션을 취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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