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투협회장 "협의체 구성"…대형 증권사들 진출예정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협의체를 구성해 정책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관련 이슈에 대한 업계 관심도 커지는 양상이다. 최근엔 국내 증권사들도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사회적 책임 투자) 채권 발행을 검토하는 등 관련 사안이 급격하게 탄력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에도 ESG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나재철 금투협회장의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잘 드러났다. 나 회장은 간담회에서 ESG 투자 환경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나재철 협회장은 “ESG 협의체를 구성해 정책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자본시장 친화적인 제도와 인프라가 도입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K-뉴딜 펀드가 실질적인 투자 대안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회원사 지원을 노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배경에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시작된 ESG 열풍이 자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등 ESG 요소를 중심으로 두는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발행되는 SRI 채권은 최근 조달 시장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시장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이번 달에만 ESG 관련 채권 발행액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과 올해의 차이점이라면 원래 SRI 채권은 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공기관들이 주도하는 형태를 띠었지만 올해부터는 민간기업의 발행 수가 대폭 증가한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NH투자증권은 내달 초 SRI 채권 형식의 그린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작업이 성공하면 국내 증권사 중 첫 번째로 SRI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대형 증권사가 영역을 확장하면 중소형 증권사들도 관련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

NH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1000억원 규모의 SRI 채권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내달 4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표 주간사는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SK증권 등으로 선정됐다. NH투자증권은 조달을 통해 친환경 발전회사에 투자할 계획이다.

KB증권도 사회적 채권 발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행 시점은 오는 3월로 예측되고 있으며, 3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이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역시 조달방법으로는 SRI 채권이 거론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지는 않은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G 분야는 아직까지 증권업계 내부에서 이견도 많고 룰이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라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인 만큼 대형 증권사들의 신규 진출로 인해 점차 판이 커지는 양상을 띨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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