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번 하락이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시장 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가상화폐는 역시나 투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오전 11시 10분께 개당 2만9848.26달러에 거래됐다. 종가 개념이 없는 가상화폐의 거래 특성상 24시간 전과 비교할 때 14.02% 급락한 수치다. 

이달 2일 역대 처음으로 3만 달러선을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지난 8일에는 4만1986.37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고가를 기준으로 하면 불과 2주일 사이 30%가까이 폭락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2월 사상 첫 2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전후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워낙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조정이라는 판단이다.

미국 소재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가상자산)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소넨샤인(Michael Sonnenshein) 최고경영자(CEO)는 CNBC방송에서 “조정은 어떤 시장에서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6년부터 1년여 간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에 도달할 때까지 30% 이상 급등락이 6번 있었다”고 덧붙였다. 

급격한 하락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비트코인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발언도 한몫을 했다.

옐런 지명자는 최근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테러리스트의 가상화폐 사용 위험성에 대한 질문에 “많은 가상화폐가 주로 불법 금융에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런 사용을 축소시키고 돈세탁이 안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옐런은 지난 2017년에도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고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다”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기술에 기술적 결함이 있을 수 있는 우려도 가격 급락을 부채질한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가상자산 관련업체인 비트맥스 리서치는 지난 20일 “비트코인을 사용해 대금을 결제했을 때 중복 결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중지불은 비트코인 결제에 따른 시차로 인해 하나의 비트코인으로 두 번 결제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비트코인 시스템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문제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은 여전히 투기성자산일뿐 투자 가치는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과거 대폭락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비트코인은 2017년에도 2만달러를 상회하며 당시로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2019년 초 3000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면서 “물론 최근 들어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며 분위기는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지닌 전문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트코인은 상승이나 하락의 이유를 분석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오로지 투자심리로 움직이는 만큼 위험도가 상당하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