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G7정상회의 계기 확정 속 외교장관 통화로 윤곽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재시동을 걸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백악관도 22일(현지시간) “북한 억제에 중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 “새로운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혀 북핵 문제에 관심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에 취임 축하전문을 보내 “가까운 시일 내 직접 만나고 싶다”며 “공동의 관심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후 23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24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하며 접촉에 나섰다.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는 일단 양국 정상간 첫 전화통화부터 이뤄져야 하는 과정이 있다. 이후 양측 외교장관간 전화통화가 성사되고,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되면서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논의가 전개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상 관례대로 이웃국가인 캐나다, 멕시코 정상부터 전화통화를 시작했고, 유럽 국가, 아시아 국가 순으로 통화하게 된다. 지난 22일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통화를 시작으로 25일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향후 북미대화 향방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문 대통령 입장에선 2월 말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한미훈련 외에도 임기가 내년 5월 끝나는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단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은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는 22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G7 정상회의 초청을 재확인하는 친서를 보내왔다고 밝히면서 문 대통령의 이 회의 참석을 공식화했다.

   
▲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연합뉴스

하지만 통상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인 한국 정상과 첫 만남을 2~3개월 안에 진행했던 만큼 6월보다 앞서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이 예상되기도 한다. 다만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관건으로 이 때문에 일각에선 비대면 회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정책 및 한반도 정책이 수립되는 것도 한미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 있다.

1월 20일 취임식이 고정된 미국 대통령 가운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문 대통령은 취임 51일만인 2017년 6월 30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문 대통령의 조기 한미정상회담 개최 의지는 지난 18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의 1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물인 싱가포르선언을 계승해야 한다는 말로도 표출됐다. 사실 문 대통령이 서두른다고 해서 속도를 낼 상황은 아니지만 그만큼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대북전략 수립에 문재인정부가 어떤 묘수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반드시 싱가포르선언이 아니라도 북미 간엔 2000년 북미 코뮤뉘케와 2008년 페리 프로세스 등 북미대화를 위한 출발점이 꽤 오래 전부터 이미 갖춰져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웬디 셔먼 국무 부장관 등 한반도 전문가들이 대거 기용된 데 이어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에 성김 전 주한 미국대사가 임명된 점도 조기 북미대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비록 대행 체제이지만 성김 전 대사는 2008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 겸 대북특사로 활약했다. 또 2018년 트럼프 정부에서도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로 재직하면서 북한과 실무협상에 관여했다.
  
이와 관련해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물론 외교안보팀 전체의 정책 리뷰 등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지난 북핵 협상 과정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아는 성김 전 대사의 발탁은 북미대화 사전 준비 과정을 줄여줄 수 있다. 통상 5~6개월이 소요되는 준비기간이 대폭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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